읽기 전과 다 읽은 후의 느낌이 무엇보다 선명한 책이었다. 책의 제목도 표지의 작품도 개인의 견해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완독 후의 감정은 아마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조금은 아쉬웠던 건,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각 단편마다 한 인격체로서의 느낌보다 여자로서의 입장이 두드러졌던 책이라는 부분이 아쉬웠다. 작가의 문체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좋았으나, 한 여자가 아닌 한 인간의 입장을 다루었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어 유익했지만,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느낌의 책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는 매혹적이고 자극적이면서도 결코 가볍지는 않았던 열한 편의 소설들이 저자의 데뷔작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몰입감이 좋았다.
가볍진 않지만, 한 번쯤은 읽어보기에 추천하는 책 :)
?? 그러나 나는 이 행위가 자연스러운 것임을, 그 아래엔 근육이 있고 빛을 발하는 어떤 진실이 있음을 안다. 나는 이미 그 생명체의 말을 들었다. 가끔은 부서진 몸을 먹어치우고 세포 하나하나를 소화시킨 뒤 새로운 시작을 맛보아야만 하는 거야.
?? 제이의 소원은 부모에게 죄지은 자가 되는 것과 갇힌 자가 되는 것 중에 어느 쪽이 더 나으냐고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지만, 엄마는 진실을 두려워하고 아빠는 진실을 인정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진실의 초대를 받고 들어가 그 신선한 열매를 받아 든다 해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이제 제이는 안다.
?? 나는 기억의 벽을 손톱으로 기어올라 빠져나온 뒤 다시 차 안으로 돌아온다. 적어도 빛이 있고 아를로는 재에 불과한 곳, 그저 아버지이기만 한 곳으로.
- 이 서평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