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롱고롱 하우스>, 이름부터가 재밌다.
그런데 이 책의 이야기 전개 방식은 더 재밌다.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육아의 상황들이
무척 현실감 있게 표현되어 있고 ‘전지적 집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이어져 있다.
고롱고롱 하우스가 들려주는 하루 일과를 보며
많은 사람들이 위안을 얻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이유는
힘들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자신만 겪는 시간이 아니라는
공감대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돌보며 양육하는 일이 그저 힘든 일만이 아니라
따뜻하고 다정한 순간순간임을 기억해 낼 수 있는 책이었다.
고롱고롱 씨 집에 아기 바다가 찾아온 지 300일.
고롱고롱 씨는 식물도 키우고 그림도 그리며 바다와 살고 있지만
늘 잠이 부족하고 종종거리며 우다다다 다닐 수밖에 없다.
호기심 천국인 바다는 신나게 뽈뽈거리며 집 안을 휘젓고
고롱고롱 씨는 바다를 뒤따라 다니며 정리하기에 바쁘다.
날씨가 좋아 바다를 유모차에 태워 놀이터도 가고 마트도 다녀오면
바다를 고롱고롱 씨한테서 떨어지지 않아 고롱고롱 씨도 바다에게 시선을 고정하게 되는데
그 장면이 너무 현실감 있게 그려져서 내가 아이 키울 때의 한 장면 같았다.
집안 방들을 관찰하며 고롱고롱 씨와 바다의 하루를
세세하게 소개해주는 집의 시선이 얼마나 따뜻한지 느껴지는 이 책이
육아에 지치고 힘든 엄마, 아빠에게 다시 내일 아침을 맞이할 힘을 줄 것 같아 다행이다.
바다가 잠들고 다시 고요해진 밤 시간,
음악과 차 한 잔,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 고롱고롱 씨의 내일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