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 혁신…. 이런 말만 들어도 숨이 턱~ 막힌다. 직장에선 늘 새로운 뭔가를 요구하는데 아무리 애를 써봐도 굳은 머리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질 않는다. 그렇다고 매양 손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브레인스토밍, 만다라트 회의 기법 (Mandal-Art) 등 여러 발상법을 시도해 봤지만 별무신통이었다. 그래서인지 통통거리는 아이디어를 내는 직원들이 그저 부럽기만 하다.
○ 참고로 HRD에서 아이디어 발상 기법을 정리해 놓은 게 있는데 도움이 될 듯... https://hrd100.tistory.com/70
둔하고 부족하니 책을 읽는다. 『리씽크(Re think), 오래된 생각의 귀환』을 펼치자마자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서문에 보면 전기차 이야기가 나온다. 오늘날의 전기차는 신기술로 더욱 제품성이 높아진 뛰어난 아이디어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라는 지적(?)이 매우 흥미롭다.(최초의 전기차는 1837년에 영국에서 만들어 졌다.) 한마디로 재발견의 시대라는 거다. 이후 끝까지 책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 책의 핵심은 오래된 아이디어가 무의미하다고 무시해 버리지 말라는 거다. 기술적 발전 또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과거의 유물 같은 아이디어도 재평가되고 재발견될 수 있다는 거다. 예를 들어 첨단 무기에 의한 전쟁의 시대에 2001년 10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말(기마대)이 활용되었다 거나, 컴퓨터와 로봇을 활용한 현대 의학의 진료에서 거머리가 치료 수단으로 쓰이는 것을 생각해 보라는 거다.
혁신적인 발상과 좋은 아이디어는 종종 오래된 기술을 다른 목적으로 활용할 때 이뤄진다 거나, 오래되고 폐기된 생각이 시대를 만나 새로운 조각의 발견을 통해 다시 유효해질 줄 수도 있다. 새로운 맥락에 놓인 오래된 아이디어가 아주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거다. 그래서 "모든 발견은 재발견이었다.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완전히 새로운 것은 고안될 수 없었다."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 혁신은 무조건 독창적이고, 유례가 없으며, 과거로부터 급격한 단절을 이뤄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발견이 실은 재발견인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잊고 있다. (129쪽)
○ 믿음을 보류하는 일은 발견과 재발견을 이루는 데 필요한 강력한 동력원이다. (360쪽)
옛것의 역설…. 말을 타고 달리는 특공대와 소년의 귀에서 피를 빠는 거머리 그리고 수천 년 전에 개발된 강력한 자기 계발 기법의 현대적 재발견은 모두 현대에는 완전히 새로운 생각이 필요하다는 가정에 맞선다. 이런 것은 바로 고전의 가르침 '조고관금 照古觀今' 아닌가. '옛것을 비추어 지금을 본다.'라는 뜻이 이 책에서 생생하게 살아난다. 흥미롭고 재치 넘치는 책…. 상당히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