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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매처럼 신들리는 것

[eBook]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

미쓰다 신조 저/권영주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대망의 [도조 겐야]시리즈의 첫 서막을 알리는 1탄격인 소설 미쓰다 신조의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
나는 역순으로 도조겐야시리즈 2탄격에 해당되는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을 먼저 읽었다. 잘린 머리처럼 이 소설 역시 전후 일본의 촌마을을 배경으로 마귀신앙과 뱀신을 모시는 마귀가계, 흑과 백의 구도 등등 일본의 토속신앙과 미스터리를 접목시킨 미쓰다 신조식 호러미스터리 소설이다. 잘린 머리에 비해 도조 겐야가 나오는 장면이 많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범인을 밝혀내는 중요한 역할로 나온다.

배경이 되는 가가구시촌은 흑과 백의 기운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곳으로 뭔가 음산한 공기로 가득차있다. 도조겐야는 그곳에서 전해지는 마귀신앙을 취재하기 위해 왔다가 괴이한 살인사건과 맞딱드린다.
마귀계통이자 흑을 상징하는 가가치 집안은 대대로 허수아비님을 모셔왔다. 가가치 집안은 여자 쌍둥이가 많이 태어났는데 주인공 사기리 역시 쌍둥이다. 다만 언니 사기리는 구구의례때 죽어 산신님이 되었다고 한다. 사기리는 가가치가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구구의례 때 다행히 죽지는 않았으나 시야협착증이라는 병을 앓게 되고 다리마저 절게 된다. 구구의례는 여자아이가 9살이 되면 아흐레동안 산실방에 틀어박혀 무녀 또는 액받이로써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하는 일종의 재탄생의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사기리는 장애를 얻었고 사기리의 쌍둥이 언니는 목숨을 잃을만큼 위험한 행위이기도 했다. 사기리의 엄마도 쌍둥이였는데 사기리의 엄마는 구구의례 이후 병약해져 무녀나 액받이 노릇을 못해 늘 몸져 누워있었고 사기리 엄마의 언니이자 이모는 정신이 이상해져 창살방에 갇혀사는 신세였다. 그래서 가가치가에서 가장 유능한 무녀로 꼽히는 사기리의 할머니가 여전히 무녀로 활동하고 사기리가 액받이 역할로 가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가가치가는 마귀가계이기도 했지만 많은 소작인을 거느린대지주이기도 했다. 다만 마귀가계라는 이유로 기누코 이모가 이혼당하는 등 어느정도 차별이 존재했다.
백의 집안인 가미구시가의 도요 할머니와 지즈코는 대놓고 경멸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 팽팽한 기운이 감도는 와중에 어릴때 부터 신경증을 앓아왔던 지즈코의 딸이자 사기리의 친구였던 지요가 사기리의 생령에게 씌었다는 걸 알게된다. 사기리의 할머니는 지요에게 붙은 생령을 떼어내고 그 주물을 사기리가 히센천으로 정화시키는 과정에서 사기리는 괴이한 경험을 한다. 분명 강에 떠내려갔던 주물이 도로 돌아온 것이다. 그이후 수험자로 가가치에 머물던 도사쿠라는 작자가 사기리를 겁탈하려다 실패하고 난 후 살해된 채 발견되는데 그는 마을에서 모시는 허수아비님처럼 도롱이와 삿갓을 쓰고 목을 매단채 발견된다. 경찰은 사기리의 이모를 현장에 있다는 이유로 유력용의자로 생각하지만 사기리의 삼촌 가쓰토라가 역시 허수아비님의 모습으로 살해된 채 발견되면서 마을은 흉흉한 민심으로 가득찬다.
연쇄살인사건이 계속적으로 일어남과 동시에 도조겐야는 가가구시촌의 마귀신앙의 근원에 대해서도 점점 접근해 가는데 그와중에 여러가지 비밀과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진범은 밝혀지고 경찰에 잡혀가는 것으로 끝나는 줄 알았는데 작가는 맨 뒷장에 또 다른 반전의 여지를 둔다.

잘린 머리에 비하면 특유의 공포감은 옅지만 전반적으로 으스스한 분위기는 역시 대단했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공포를 느끼고 싶다면 한번 꼭 읽어보시기를.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일본 역시 이런 토속신앙과 미신, 터부 같은 것이 참 많은 듯 하다. 미쓰다 신조의 민속학에 대한 전문성과 그것을 호러소설로 승화시키는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류의 소설을 미야베 미유키도 쓰지만 역시 이런 괴이담은 미쓰다 신조가 한수위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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