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나약한 부분-인간에 대한 혐오와 그 불편함을 익살이라는 처세술로 대충 넘기고, 술과 여자 그리고 난잡함으로 무장한채 살아가는 요조.
어릴때는 집안에서 귀염둥이 응석쟁이로, 학교에서도 좋은 머리로 그럭저럭 성적을 내는 장난꾸러기로, 자신이 인간을 두려워하고 싫어하는 것을 철저히 숨기는 그.
그의 익살스러움 뒤에 숨겨진 민낯을 발견한 사람들은 단 둘뿐이었다. 한명은 학교동기, 또다른 한명은 자살사건으로 심문을 받을때 그를 취조했던 검사.
그 외에는- 특히 여자들은 그가 순수하고 착하며, 그래서 보살펴 주고 싶다는 논리(?)로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물론, 금전적으로도 도움을 주고.
하지만 자신의 처가 다른 남자에게 강간을 당해도 그저 못본체 하며, 되려 똑같이 돌아온 친구에게 속으로 역정내는 꼬락서니는 인간 실격이란 말이 참으로 어울린다 싶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가장 존중하는 작가이자 인간 실격의 저자. 그래서 기대가 너무 큰탓이었을까. 나는 별다른 감흥이 느끼지는 못했다. 같은 일본고전 설국에서 느꼈던 허망함, 덧없음 그런것들이 여기서도 얼핏 비치는 듯 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