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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한국 | 드라마 | 18세이상관람가
2008년 제작 | 2009년 05월 개봉
출연 : 김혜자,원빈

제목을 왜 엄마나 어머니로 하지 않았고, 마더(mother)란 제목을 사용했을까?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이것이다. 하지만 가장 강한 인상을 준 것은 첫 장면에 김혜자가 홀로 춤을 추는 장면이다. 온몸에 힘을 빼고, 눈빛을 흐트리고, 흐느적 거리며 추는 그녀의 춤은 배우 김혜자의 힘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장면은 영화 마지막에 관광버스 안에서 추는 그녀의 춤과 연결된다.
 
사실 이 영화가 오락적인 재미가 강한 것은 아니다. 장면 하나 하나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진짜 범인을 찾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엄마의 모습이 배우 김혜자의 뛰어난 연기와 감독 봉준호의 연출이 없었다면 지루하기만 했을 것이다. 그리고 초중반에는 조금 늘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감독은 엄마에게 아마추어 탐정 역을 맏기면서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낸다. 그녀가 아들을 구하기 위해 탐정 역을 할 때 보여주는 집중력과 그 끝없는 사랑은 이 영화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기도 하다.
 
너무나도 많은 매스컴에서 김혜자의 연기를 칭찬했다. 이 부분은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밖에 없다. 신들린 연기란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카메라 안에서 보여지는 그녀는 현실보다 더 현실 같다. 약간 많이 떨어지는 아들을 키우면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잘 생겼지만 지력이 딸리는 아들은 이런 저런 사고를 친다. 그러니 그에게 제대로 된 친구가 있을 리 없다. 있다는 친구가 동네 양아치고, 그는 자신의 실수를 그에게 덧씌우기 일수다. 그녀가 한약재상에 일하며 불법으로 침을 놓고, 그녀의 약으로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은 것은 분명 불쌍한 자신의 삶과 아들의 미래를 위한 최소한의 자구책이다. 하지만 이 자구책이란 것도 아들이 탈 없이 무사히 살아갈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영화는 감독의 교묘한 연출과 장면으로 의문을 만들어낸다. 과연 실제 범인은 누굴까? 하고. 하지만 이 범인이 누군지 밝혀내는 것은 부차적인 재미다. 진실을 쫓는 엄마의 절박한 현실과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죽은 여고생의 과거가 결합하면서 미스터리 영화로 변하고, 첫부분과 다른 분위기로 이어간다. 하나의 사건으로 두 불우한 가정의 과거와 현실이 표면으로 드러나고, 그들의 삶이 다른 사람들 눈에 비친 것 이상이 있음을 알려준다. 그런데 감독은 이런 현실을 감정을 담아 펼쳐보여주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입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여줄 뿐이다. 과도하게 감정이 이입되어, 전체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 이것은 분명 성공이다.
 
"여자는 약하다 그러나 엄마는 강하다."는 말이 있다. 이 영화는 한 집안의 가장인 여자들이 어떻게 삶을 꾸려나가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그것을 위해 그들이 불사하는 일들을 보여준다. 특히 엄마가 보여주는 절대 믿음과 사랑은 어느 순간 광기로 발전한다. 이 광기는 불쑥 불쑥 장면들 속에 나오고, 엄마의 눈빛과 조그마한 동작에서도 드러난다. 영화는 시종일관 어두운 분위기다. 하늘은 흐리고, 비가 내린다. 아들이 살인자로 경찰에 끌려간 후 그녀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밝음이 있는 것은 순간적으로 짓는 미소 속에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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