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트릭트 9
뉴질랜드 | SF | 18세이상관람가
2009년 제작 | 2009년 10월 개봉
출연 : 샬토 코플리,데이비드 제임스 엘리엇
디스트릭트 9. 이 곳은 어느 날 갑자기 요하네스버그 상공에 나타난 외계인을 수용하는 장소다. 왜 그들이 나타났고, 왜 돌아가지 않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단지 갑자기 나타난 우주선에서 굶주린 외계인이 있었다는 것과 인도적으로 그들을 살리기 위해 디스트릭트 9이란 외계인 격리수용장소와 외계인 관리국 MNU를 만들었다는 내용만 나온다. 그런데 이 외계인들이 주변사람들과 문제가 있다. 그들이 살던 곳과는 다른 환경과 생활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인간들을 괴롭히고 충돌이 일어난다. 영화 초반은 이런 기본 설명으로 채워져 있다.
인간들과 충돌이 있으니 그들을 새로운 장소로 옮기려는 시도가 생긴 것은 당연하다. 그곳은 바로 디스트릭트 10. 현재 살고 있는 곳보다 환경이 더 열악하다. 하지만 그들은 이 사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강제 이주를 위해 팀이 꾸려지고 작전이 펼쳐진다. 이 영화에서 흥미로운 것은 사실 무시무시하게 생긴 외계인이 약자란 점이다. 인간을 능가하는 체력을 가지고 있지만 다수의 인간과 무기를 이겨낼 능력이 없다. 그렇다고 그들끼리 잘 단합이 되는 것도 아니다.
영화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주 작전을 펼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주인공 비커스는 이주 작전을 총지휘한다. 카메라가 그를 따라다니면서 디스트릭트 9의 현실을 보여주고, 다른 한편으로 왜곡한다. 감독은 다큐처럼 보이는 곳은 현실의 밝은 곳으로, 실제 현실은 일반 영화로 장면을 전환한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영화 전체가 하나의 다큐다. 비커스가 일으킨 사건과 사고를 회상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해진다. 한편이 SF영화로, 소수민족이나 불법체류자 등의 인권 문제로, 액션 영화로도 볼 수 있다. 이것은 각자가 껴안아야 할 부분이다.
MNU의 정체를 보는 순간 상당히 놀라게 된다. 단순히 외계인을 수용, 관리하는 차원을 넘어서 있다. 그들은 외계인을 생체 실험하고, 그들의 무기를 인간이 사용할 수 있게 개선하려고 한다. 요하네스버그 상공에 떠있고, 우주를 여행하는 종족이 만든 무기니 당연하다. 그런데 이 무기를 사람은 사용할 수 없다. 외계인 유전자 정보를 가져야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매력적인 무기를 썩혀 둔다는 것은 앞으로 창출된 무기시장의 수요를 생각할 때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다. 여기에 온갖 미신과 불법이 개입한다. 갱들은 외계인의 몸을 먹으면서라도 그 무기를 사용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것이 쉽게 작동할 리가 없다.
비커스가 강제 이주 작전을 펼치는 도중에 한 외계인이 15년 동안 모아온 유동체에 노출된다. 이 때문에 그는 외계인 유전자와 인간 유전자가 섞이게 된다. 이 사실을 안 MNU가 그를 실험실로 데려간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 실험실에서 비커스는 놀라운 사실을 보게 된다. 생체실험당한 외계인 사체다. 이제 외계인을 팔을 가진 그가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지 실험하게 된다. 무리없이 무기가 작동한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살아있는 외계인을 앞에 두고 무기실험을 하는 것이다. 비커스의 저항은 소용이 없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연구자들은 신이 나서 그의 손을 움직인다. 그리고 한 덩어리의 육편으로 변한 외계인이 있다.
전반부가 놀라운 사실과 새로운 종족과의 공존 등을 보여준다면 후반은 한 편의 액션영화다. 외계인 유전자를 가진 인간이 살아있으니 그를 연구하면 외계인의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연구자들과 MNU의 수뇌부는 흥분한다. 그 결과 그를 산 채로 해부하여 보관하려고 한다. 이 얼마나 끔찍한 현실인가? 힘겹게 연구소를 탈출한 비커스와 그를 사로 잡으려는 용병들의 대결은 이후 멋진 전투 장면으로 이어진다. 비커스가 인간이 되어 집으로 가고 싶어하는 마음과 외계인이 힘겹게 살아가는 동료들을 구해 자신의 별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마음이 같이 표현된다. 월등히 우수한 과학으로 만든 무기로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싸워가는 비커스의 모습은 예정된 결말을 향해 달려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