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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이런 저런 책을 쫒아 다니든 나에게 어느 순간 이 작가의 이름이 각인되었다. 하지만 왠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이유는 소위 말하는 잘된 소설들이 주는 읽기 쉽지 않는 문장과 서술 때문이다. 역시 이 소설도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조금씩 읽다가 어느 순간 진도가 나가고, 혼돈에 잡혀있다 다시 진도가 나가는 소설이다.


사실 첫 문장부터 힘이 든 것은 아니다. 한 여자가 남자를 만나는 순간의 기록은 분명 흥미로운 것이었다. 계단에서 미끄러지는 그녀를 붙잡는 남자와의 연애는 낭만을 심어주기 좋은 소재가 아닌가!

하지만 이야기는 자신들의 부모에 대한 이야기와 일상으로 돌아가면서 화자인 한나가 느끼는 세계를 풀어내면서 마음속에 켜켜이 쌓여가는 부담이 늘어갔다.

20살의 나이에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살아가지만 임신으로 힘들어하고 남편은 강한 모습보다는 왠지 이방인의 모습을 보여준다고나 할까? 절제된 감정 표현과 행동은 그 배우자에게 안정감보다 감정의 파탄을 느끼게 한다. 이에 그녀가 행하는 의미 없는 쇼핑과 낭비는 자신들의 삶을 힘들게 한다. 남자인 나에게 이 비효율적이고 자기 파괴적인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다. 그래서 책은 더 힘들게 읽힌다.


한나의 어린 시절을 사로잡은 책은 ‘모비 딕’과 ‘해저 2만리’다. 이 두 소설은 이후에도 그녀의 많은 환상 속에 살아 있다. 그녀가 꿈꾸는 삶이, 미래가 여기 있는 것은 아닐까?

한때 남자처럼 행동하면 남자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든 시절이 있든 그녀에게 삶의 한 측면을 포기하고 선택한 생활에 만족감보다 어려움이 있는 것은 왜 일까? 가정이라는 틀에 묶여 그녀가 목에 무리가 오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병에 걸린 것도 잃어버린 삶의 한 측면에 대해 표현하지 못함으로 인한 병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제목이 주는 애정 가득한 단어가 주는 선입견도 이 책을 읽는 도중에 만나는 힘겨움이다. 이스라엘 건국 초기의 생활 상황을 제외하고 일상적인 삶을 사는 두 남녀의 이야기가 내면의 항해를 통해, 시간의 진행에 따라 변화고 겪게 되는 어려움은 쉽지 않은 것이다.

중간 중간에 즐겁게 읽은 부분도 분명히 있다. 완전히 몰입하여 그들의 생활을, 그녀의 환상에 빠져든 적도 있지만 결국 전반적인 분위기에 힘을 잃게 되었다. 나의 집중력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작가의 다른 책들에게도 관심이 간다. 분명 쉽게 읽히지 않겠지만 묘한 매력은 분명히 있다. 나의 삶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진다면 이 책을 이해하는 부분도 더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무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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