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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은, 차고 넘치는 자기계발서 중 그저그런 하나로 여겨져도 어쩔 수 없다고 여겨진다. 책 앞쪽 겉면에는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지금 선 그 자리가 불안한 당신에게"라면서 내가 일상에서 잊고 있던(잊고 싶던) 불안을 당장 눈 앞에 들이밀고, 책 뒷쪽 겉면에는 "나는 오랫동안 밥벌이가 가능한 사람인가?"라는 노골적인 질문으로 내 가슴에 콕콕 박는다.

아... 요즘 우리네 삶 왜 이리도 현재 자리에서 '버텨야' 하고 '밥벌이'를 걱정해야 하고, '롱런'하기 위해 끊임없이 '성장'해야 하고 '생존'을 위한 전략을 배워야 하는 것인지.... 하는 한숨도 나온다.

각자도생 [各自圖生] 의 시대.

각자가 스스로 제 살길을 찾아 발버둥쳐야 하는 우리 한국 사회 평범한 사람들의 괴롭고 지친 일상이 떠오른다. 과연 우린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우리 모두 '신과함께'에 나오는 지옥에서 다시 만날 수밖에 없는 처지 아닌가? .... 우울함 떨쳐내고, 그래도 좀 더 나은 무엇, 좀 더 나은 내일, 그리고 아이들을 생각하며 그래도 계발을 하겠다고 책을 찾아 뒤적인다면, 그리 두껍지 않은 이 책은 솔직함, 정성, 독창성 그리고 깊이 등의 면에서 나에겐 상당히 좋은 울림을 준 책으로 남을 것 같다. 사실 내가 평생 읽어 본 자기계발서도 손에 꼽을 정도뿐이니까.(한 손으로 꼽을 정도?)

성공하는 방법, 성공하는 사람, 성과를 내기 위한 방법, 이기기 위한 비책, 승진비결, 부자가 되는 방법, 부자들의 비책, 투자법... 등과 얼추 비슷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가만 생각하면 약간 결이 다른 이 책의 제목 '성장력'은 흔히 쓰는 익숙한 어감은 아니다. 사람의 성장력이라? 보통 뭐 잠재성장력, 국가의 경제성장력, 고구마의 성장력이 좋다 뭐 그런 말들은 하지만, 사람의 성장력? 성장기 청소년의 키 크는 능력? 오호...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힘, 어느 단계에서 정체되거나 정지되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하는 그런 능력, 그런 마인드를 말하는 걸까?

저자는 무슨 공학박사 출신으로 늦깍이로 회사생활을 시작해서 동년배들보다 7년이나 뒤쳐진 직장생활의 불리함을 극복했던(현재는 어마무시하게 잘 나가는 중) 자기 자신의 솔직한 경험담과 고민의 결과를 이 책에 녹아냈다. 그런 부분들은 항상 우리 독자로 하여금 신뢰를 주게 마련이다. 그리고, 직장인들이 흔히 보고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에 대해서, 저자 자신의 주관적인 고민을 바탕으로 꽤 독특한 해석과 처방을 내놓고 있다. 어디에서 본 것 같기도 하지만 또 그 안에 저자만의 새로움과 정성과 독자를 향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을 내가 아주 주관적으로 거칠게 요약을 해 보자면 이렇다.

좋은 대학, 좋은 학점, 좋은 성적이 사회생활에서 지속적인 우수함을 담보할 수는 없다(성장의 벽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좋지 않았던 부족했던 경험에 대해서는 즉각적으로 또는 매일 밤 반성일기의 습관을 통해 구체적으로 되돌아보고 구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사람은 이성적 동물이라기 보는 감성적 동물이라는 점을 우린 너무 쉽게 잊고 지낸다, 사람들의 마음이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 주의깊게 살펴라, 자기만의 방식에 매몰되어 정체되지 않도록 경계하고 주위에 모범으로 삼고 배울만한 점이 있는지 살펴서 성장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마라, 내 안의 질투심 시기심을 관조하는 습관을 들이고 그런 부정적 감정에 휘둘리지 마라, 힘겨운 상황이 닥치더라도 그 안에서 교훈과 가르침을 얻으려는 마인드를 가져라 등등.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내용도 적지 않지만, 난 개인적으로 책 맨 뒷부분의 '역경관'과 더불어 '사생관 [死生觀]' 부분이 유독 기억이 남는다.

결국 다 끝난다. 그 마지막 순간에 후회가 남지 않기를 바라는 그 궁극의 마음. 하지만, 우리는 '망각'의 은혜로 항상 과거도 미래도 다 잊고, 또는 오히려 지나친 걱정으로 과거와 미래를 채우고, 그 마지막 순간만은 항상 잊고 산다.

성장하는 힘은 성장하고 싶은 마음에서 나오고,

성장하고 싶은 마음은 오늘 하루 지금 이순간이 만족스럽고 행복해야 그런 마음이 솟아날 수 있을 것이며,

지금을 오늘을 감사하고 만족하게 살려면,

이 끝에 무엇이 있는지, 지금 어디를 지나가고 있는지 살필 수 있어야 하고,

그런 가치관, 그런 인생관, 그런 사생관을 유지할 수 있어야,

우리의 일상과 동행하는 수많은 역경을 수용할 수 있게 되고,

개인적인 하루가 그리고 직장인으로서의 하루가 편안해질 것이라 생각된다.

성공이란 무언가? 100억? 명예?

성취란 무언가? 남을 밟고 올라가는 성취? 패배 대신 승리?

미워 죽을 것 같은 저놈 대신 내가 먼저 올라가는 승진은 또 무엇이고 퇴직하면 어떻게 살래?

마지막으로, 이 책이 주는 교훈 중 하나로,

현재의 내 지위, 입장에 매몰되어 타인의 가슴에 상처를 주는 경거망동은 절대 하지 말자고 다짐해본다.

그 얼마나 경솔하고 부끄러운 짓인가.

요즘 언론에 이름이 올라가는 자 100이면 90 이상이 다 그런 류의 과오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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