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취향이라고 말해도 되나?’ ‘돈도 없고 시간도 없는데 무슨 취향이야.’
누군가 '당신의 취미는 무엇?'이라고 물어온다면, 딱히 할 말이 없다. 그러고는 생각한다. '난 무미건조한 사람인가? 그 흔한 취미 하나 없다는 것이?'라며 머리를 굴려대며 '취미'라는 것을 찾아보지만, 갑자기 툭하고 튀어나올리가 없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나에게도 '그러한 것'이 있다. 저자의 말을 듣고보니 말이다. 저자가 말하는 '취향', 가끔 지인들이 물어오는 '취미'에 묻어나는 이야기이다. 쭈뼛쭈뼛하며 이걸 취미 혹은 취향이라 말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기', '가끔 식물 들여다보기' 등 무료하게 일상을 보내는 것 마냥 보이는 일들이 나의 취향이니 말이다.
"취향이 가난했던 게 아니라 내 마음이 가난했다."
왜 당당하게 말하지 못할까? 난 누워있는걸 좋아하는 취향이라고! 말이다. 당당하지 못함은 내 취향에 대해 나조차도 자신하지 못하는 초라함 때문은 아니었을까? 작가가 말한 그 가난함이 나에게도 있었던 것이다. 작가의 말이 훅 하고 와닿는다. 정신만은 가난하면 안되지! 그럼.
‘남는 에너지로 취향을 가꾸는 게 아니라, 취향을 가꾸다 보니 에너지가 생기는 거였구나.’
여유가 생기면 취향을 찾아봐야지, 여유가 생기면 무언가를 해봐야지라고 생각하지 말자. 취향을 가꾸면 에너지가 생긴다니, 그 에너지로 더 많은 걸 할 수 있지 않을까? 돈이 있다고 취향이 있는 것이 아니고, 여유가 있다고 없던 취향이 막 생겨나는 것도 아니다. 마음이 건강하고, 나 자신을 잘 찾을 때 생겨나는 것이 취향이란 녀석이다.
뒤적뒤적거려본다. 내가 관심이 가는 것들을 오랜만에 훑어본다. 나를 찾아가는 것, 그것이 인생을 살면서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더욱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취향의 기쁨' 그것을 해볼 작정이다.
'취향을 찾아가는 지도가 있다면 그 지도의 끝에는 진짜 ‘나’가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닐까? 우리 모두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머나먼 여정을 떠나온 것일지도. 그러니 매일 설레는 마음으로 나만의 취향 찾기를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여행이 그렇듯 목적지에 도착해야만 여행으로써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니까.'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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