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인문학 :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에서 부의 행로는 시작된다
인문학 열풍이 분 시기가 있다
2010년대 초 중반 정도로 기억하는데, 대학에서는 교양 과목 리스트에 처음 등장하는 분야가 늘어났고, 초중등교육에서도 교과목 이외의 학원 수강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자기계발에만 열을 올리던 직장인들도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시도하기도 했다.
최근 각종 방송매체에서 엔터테인먼트를 가미한 강좌나 쇼 형태의 프로그램이 늘면서 다시 인기몰이도 하고 있고 도서로 출간되어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다만 10여년전의 인기 같은 전국민적 호응은 따라가지 못한다.
기억을 거슬러보면 인문학의 인기를 견인한 두 명이 떠오른다.
IT계의 두 거물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다.
빌 게이츠는 예전부터 책과 강연 위주로 많이 알려졌고, 세계 최고의 부자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들이 회자되었으니 그럴 만하다.
스티브 잡스는 번뜩이는 천재성과 맞물리는 개차반 인성이 호불호 강한 경영자였다. 그러던 잡스의 평판은 아이폰을 계기로 급선회한다.
아이들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기도 했고, 학부모들이 우리 아이가 커서 이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선망의 대상이 된다.
잡스의 놀랄 만한 천재성과 아이디어의 원천을 찾던 사람들은 그가 평상시 인문학에 기반한 사고를 한다는 점을 끄집어냈고, 이를 계기로 인문학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화두가 됐다.
인문학은 상당히 어려운 범위다.
학창시절 철학 과목과 씨름해보면서 느꼈을 지 모르겠다.
세상 팍팍하게 살아가기 힘든데 인생의 의미나 죽음 이후의 세계, 사람들의 도덕성 등 의미 없는 논쟁으로 교과서가 가득 차 있지 않던가?
고전문학의 익숙지 않는 문장과 가늠하기도 어려운 복잡한 스토리, 두꺼운 책 두께. 소설 분야만 건드려봐도 머리가 사납다.
미술이나 음악 같은 예술분야는 더더욱 손대기도 싫다.
도대체 인문학이 살아가는데 무슨 도움이 되겠어? 라는 질문에서 생각의 힘은 인문학에서 출발한다 라는 지지자로 변경된 당시의 반전은 지금 생각해도 놀랍기만 하다.
경제와 부의 완성을 위해서도 인문학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단순히 경제적 상황과 사회가 돌아가는 방향성을 읽어내기 위한 단편적인 관찰과 정보에 그치는 제한이 아닌, 폭넓고 깊이 이해하는 인문학 본질에 대한 고찰이 필요해진다.
저자는 인문학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내리고 있다.
“진리를 깨우치는 데 필요한 종합적인 지식과 생각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
평상시 머리에 그리던 정의와는 조금 다른 설명인데 문제는 행동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단순히 지식과 정보가 머리에서 고여 있는데 그치지 않고 실전적 행위로 나타나고 세상을 이롭게 하겠다는 선한 의지가 필수조건이라 본다. 돈을 많이 버는 행위에 덧붙여 사회적인 공헌에 대한 의미도 포함된다는 의미다.
저자는 부자가 되고 좋은 투자자가 되기 위한 조건을 5가지로 영역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사회학, 경제학, 수학, 철학, 정보공학, 역사학이다.
각 항목에 대한 인물 역사 경제적 관찰을 우리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인문학에 대한 접근이 가장 수월해지는 지점은 필요성 아닐까?
부의 비법을 알려주기 위해 서점에 즐비한 부의 바이블들 중에서 인문학으로 접목시킨 사례는 많지도 않지만 어렵다고 생각하던 지식과 지혜의 원칙을 책 한 권으로 재미와 당위성을 동시에 획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막스 베버가 설파한 자본주의의 시작점부터 역사의 흐름을 통해 부의 방향성을 배워 나가는 과정은 초보자에게도 그다지 어려운 진행은 아니다.
특히 역사는 성공한 경영인들이 놓치지 않는 분야라고 설명한다. 역사를 알지 못하고는 현대 사회는 물론 사업의 대상이 되는 인간 본연에 대해서도 제대로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논리인데 깊이 와 닿는 주장이다.
과거 일본의 경제동물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을 정도로 세계 경제를 주름잡았던 시절을 그리워한다는 느낌은 행간에 느껴지고 있지만 우리가 망각하는 점은 아직도 일본은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라는 점이다. 4조 9,374억 국내총생산으로 우리의 3배에 가깝다. 그들이 근 100여년 경제적 성장을 이룬 근간 중의 하나는 인문학에 대한 연구와 성과들이 내재되어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우리 사회의 인문학 열풍이 계속되어 나타나야 하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부에 이르는 영역별 주요 사건과 이슈들을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간추려 소개할 수 있는 능력이 부럽다. 최근 국내 출판사에서도 인문학에 대한 도전적인 시도가 소개되고 있는 만큼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음 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