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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읽는 시

 가을의 기도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時間)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아침에는 활기차게 움직이다. 계획 없이 점심을 지나고 보니, 저녁에 몸은 녹초가 된다. 어떻게 지내온 시간인가? 나에게 충실 했던가? 이제 잠들 시간이 왔다. 잠들기 전에 기도 한다. 좋은 곳에 가게 해 달라고 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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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서유당

    가을은 절로 기도가 나오네요. 쓸쓸함을 뒤로하고 떠나보내는 계절 앞에서...

    2018.10.02 20:07 댓글쓰기
  • kwangmusu

    잘 읽고 갑니다.

    2018.10.18 09:00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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