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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교실

[도서] 팝콘교실

문현식 저/이주희 그림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팝콘 교실

 

 

커다란 팝콘 기계 안에

옥수수 알갱이가 서른 개가

노릇노릇 익으면서

톡톡 튄다.

 

알갱이들아

계속 튀어라.

멈추면 선생님이 냠냠

다 먹어 버릴지도 몰라.

 

 

아이들은 몸속에 용수철을 내장하고 있다. 언제든 튀어오를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나 아이들은 “네모난 정문을 지나 / 네모난 교실로” 들어가서 “네모난 책상에 가방을 걸고 / 네모난 책을 꺼내 사물함에 넣”은 뒤 “책상에 걸터앉아 네모난 창밖을 바라”(「동그란 아침」)본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덧 네모난 아이가 되어간다. 그러나 때로 그런 네모난 세상 네모난 학교 네모난 교실에서도 아이들의 진면목을 알아보는 선생님이 있다. 아이들이 노릇노릇 익으면서 톡톡 튀어오르는 팝콘임을 알아보는 선생님이 있다. 어찌된 것인지 이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계속 튀어 오르라고 부채질을 한다. 멈추면 선생님이 냠냠 다 먹어 버릴지도 모른다면서.

 

선생님의 일탈은 더 나아간다.  “유리창을 깨고 지붕을 날려 보낸다는 / 슈퍼 울트라급 초강력 태풍이 오면 / 운동장에 가서 우리 태풍 축구 하자. // 태풍이 등을 떠밀면 씽씽 달려 나가 / 축구공을 뻥 차서 태풍에 태워 / 그물 찢어지는 강슛 때리고 오자”(「태풍 축구」)고 유혹한다. 덕분에 아이들 가슴은 뻥 뚫리도록 시원하다. 독자의 마음도 시원하다.

 

그 선생님의 그 아이들이라 하겠다. “선생님의 잔소리가 시작되면 / 창문이 열려 있는 곳을 확인하고 / 가만히 눈을 감아. / 그다음 하얀 우주복으로 갈아 입고 / 헬멧을 목까지 푹 내려 써. / 책상을 두 손으로 꼭 잡고 카운트 다운. / 빛보다 빠르게 창문으로 빠져나가는” 아이들. “콩알만 한 지구를 뒤로하고 / 실컷 우주를 날아다니다가 / 목성쯤 도착하면 / 잔소리가 끝나 가는지 / 실눈 뜨고 살짝 확인”(「잔소리가 시작되면」) 한다. 잔소리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우주선을 지구로 돌린다. 아예 자신을 바꾸려고도 한다. “귀엽다며 간지럽다며 / 보들보들 강아지 털이라며 / 사람들이 우리를 자꾸 뽑아서 / 이렇게 이름을 바꾸고자 합니다. // 송충이풀”(강아지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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