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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모자

[도서] 용기 모자

케이트 회플러 글/제시사 베글리 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두려움은 오랜 역사 속에 켜켜이 쌓인 것일 테다. 사냥해서 먹고살아야 했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면 나와 다른 존재는 나를 사냥할 존재일 수도 있었기에 말이다. 따지고 보면 나와 다른 존재가 있어 내가 살아가고 나와 다른 존재 덕분에 세계는 지탱되는 것일 텐데 나와 다른 존재를 갑자기 만나면 두려움이 먼저 솟구친다. 그러니 나와 다른 존재가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몸으로 체득하는 게 필요하다.

 

다른 존재에게 한 발자국 다가가기, 용기가 필요하지만 마음속에 용기가 없다면 용기 모자를 써도 좋다. 두려운 존재를 그려서 모자를 쓰는 것이다. 기차를 타야 하는 작은 메이는 작은 것들을 먹는 곰을 그리고, 기차를 타야 하는 큰 곰은 큰 것들을 먹는 사람을 그려 모자를 쓴다. 기차를 타고 떠나 같은 자리에 앉게 된다. 작은 메이는 사람 모자를 쓴 큰 곰과, 큰 곰은 곰 모자를 쓴 작은 사람과 차를 마시며 함께 여행한다.

 

혼자일 때는 보이지 않았던 거예요.

기차가 하늘 업고 칙칙폭폭 날아가면

새들이 파닥파닥 날개로 손뼉 치는 것.

 

기차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면

서로 마음이 통하는 것 같아요.

 

이들은 함께 여행하는 동안 두려움을 떨친다. 울창을 숲을 지날 때 곰이 나올지 긴장하지만 곰이 옆에 있어 작은 메이는 안심한다. 빌딩이 늘어선 도시를 지날 때 사람이 튀어나올지 긴장하지만 메이가 옆에 있어 큰 곰은 안심한다. 둘 다 다른 존재가 되어 보면서 비로소 다른 존재의 실체를 알게 된다. 그러니 더 이상 용기 모자는 필요 없다. 본래의 자기 모습 그대로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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