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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머드 사이언스

[도서] 매머드 사이언스

데이비드 맥컬레이 글그림/이한음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어린 시절 과학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누구나 한번쯤은 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학교에서 본격적으로 물리, 지구과학, 생물, 화학과 같이 세밀하게 과학을 배우면서부터 과학에 대한 흥미를 잃는 경우가 많다. 이는 무한한 상상과 미래에 대한 호기심으로서의 과학이 짧은 시간에 이해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너무나 많은 것을 알아야 하는 어려움을 수반한 결과일 것이다. 만약 어렸을 때부터 과학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친숙해졌다면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에 대한 충격은 덜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시중에는 아이들을 위한 책 중에서 과학을 소재로 한 것들이 많다. 『매머드 사이언스』 역시 이러한 책 중 하나이다.

 

■ 물질    ■ 생명    ■ 에너지

■ 힘       ■ 지구와 우주

 이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영락없는 과학책이다. 『매머드 사이언스』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처음에는 매머드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는 책이라고 생각했지만, 과학적인 내용을 매머드를 통하여 표현하고 있다. 왜 하필 매머드일까? 신석기 시대에 존재했던 매머드는 아이들에게 공룡과 더불어 상당히 인기가 있는 동물이다. 코끼리와 같은 외형에 거대한 엄니, 거기에 털로 온 몸을 감싸고 있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친숙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책은 아이들에게 친밀한 캐릭터인 매머드를 통하여 과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발시키면서 동시에 과학에 한층 더 깊이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밀도

 지구의 모든 물체는 물질로 되어 있지만, 물질이 얼마나 빽빽하게 들어 있는지는 물체마다 다 달라요. 밀도는 한 물체가 부피에 비해 질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잰 값이에요. 부피는 물체가 차지하는 공간이고, 질량은 물질의 양을 말해요. 고체인 물체는 입자들이 더 빽빽하게 모여 있기 때문에 밀도가 더 높아요.

 - p. 12 中에서 -

 밀도에 대한 이 책의 설명을 읽어도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질량과 밀도의 차이에 대하여, 또 부피와 질량의 상관관계로 밀도를 이해하는 것이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밀도 = 질량 / 부피'라는 직관적인 수식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과연 이것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설명도 분명 밀도라는 개념을 처음 접하는 이들을 이해시키기 위하여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지만, 과연 의도가 아이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하지만!!!!!!

 

 

 눈으로 딱 봐도 각기 다른 재질로 되어 있는 매머다, 즉 털실 인형 매머드와 진짜 매머드, 화강암 매머드가 각각 같은 형태이지만, 질량이 서로 다르다는 모습을 그림으로 보여주면서 밀도의 개념을 아이들에게 이해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사실 우리가 어렸을 적에는 밀도의 개념을 아르키메데스가 금관을 진짜 순금으로 만들었는지 아니면 다른 금속을 섞어서 만들었는지를 밝히는 이야기로 접하였는데, 이 책은 아예 아이들이 좋아하는 매머드로 그 밀도의 개념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그림과 함께 앞서 언급한 밀도에 대한 설명을 다시 들려준다면 분명 아이들은 밀도의 개념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과학 중에서 물리를 어려워했다. 아무래도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을 수학적인 수식으로만 이해하다보니 어느새 물리는 수많은 공식을 암기해야 하는 과목으로 느껴지기까지 했다. 나중에 대학에 가서 교양(?)과목으로 다시 물리를 자율적으로 공부하면서 암기가 아닌 이행의 영역으로 변모시키면서 다시 물리에 대한 흥미를 가졌지만, 여전히 물리는 어렵다. 이러한 물리학에 대한 내용들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줄 수 있을까? 사실 수학적인 공식은 지금 생각해보면 물리를 알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하지만 아직 아이들에게 수학은 너무나 어렵다. 아이들에게 'F=ma(F=물체의 운동량, m=물체의 질량, a=물체의 속도)'와 같은 공식을 사용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러한 고민을 덜어주는 것 역시 바로 이 책을 읽는 이유이다. 거대한 덩치의 매머드가 발에 용수철을 단 채 아래로 떨어지면서 튀어오르는 과정을 통하여 높은 곳에서의 위치에너지가 튀어오르는 운동에너지로 변화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낙하와 매머드의 질량, 그리고 속도 변화를 통하여 매머드의 운동량을 설명하고 있으며, 지면에 닿는 순간 일부 에너지가 열이나 소리로 전달되면서 일부 다른 형태로의 에너지 전환은 물론 다시 튀어올랐다가 떨어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원래의 높이로 돌아가지 못하는 점을 함께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에게도 충분히 직관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용수철을 장착한 매머드의 이러한 모습을 통하여 힘과 에너지에 대한 개념을 은연중에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보통 주변의 것들을 시각에 의존하여 이해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을 이해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만약 아이들이 자석을 가지고 놀다가 서로 붙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는 현상을 직접 눈으로 보지만, 그것을 왜 그런지 이해시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설명해도 자석이라는 눈에 보이는 현상은 단순히 붙거나 떨어지는 것이 전부이니 눈에 보이지 않는 자기력 때문이라고 말해도 도통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교과서에서 배웠던 자기력선을 그려서 설명해줘도 왜 자기력선이 그러한 모양의 선으로 되어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것도 설명하는 입장에서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자기력을 매머드가 붙어 있는 자석을 떼어내기 위하여 서로 용을 쓰는 모습과 떨어져 있는 자석을 붙이려고 애쓰는 매머드의 모습은 이러한 고민을 순식간에 해소시킨다. 거대한 매머드가 상당히 큰 힘을 쓰는 존재로 아이들은 알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애쓰는 매머드의 모습으로 자기력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실제 자기력에 대한 개념을 함께 설명함으로써 재미와 놀이로 과학을 생각하던 아이들을 과학의 개념으로 이끄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목표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매머드 사이언스』의 책 내용 중에서 매머드가 등장하는 그림이 없다고 가정한다면 이 책은 아이들은 물론이고 보통의 일반인에게도 그리 만만치 않은 과학책이 될 것이다. 솔직히 전공자 또는 관련 분야에 종사하지 않는 이상에야 복잡한 화학식과 물리 공식을 이해한 채 살아가는 경우는 거의 드물기 때문이다. 공학을 전공하면서 물리학을 교양 과목으로 듣기도 했지만, 나 역시 현재의 업무에 화학과 물리는 극히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끼어들 틈이 없다. 오히려 생물과 지구과학이 일상에서 눈으로 보이는 실체에 해당되는 부분이어서 더 기억에 남을 뿐이다. 그런 점을 감안한다면 이 책은 매머드를 통하여 과학을 아이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서 한 단계 더 높은 과학의 세계로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이들 스스로 이 책을 읽으면서 과학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더욱 지속하게 만드려는 것은 아닐까? 과거 우리는 이러한 단계를 건너뛰고 곧바로 학교에서 과학을 접하였기 때문에 과학을 어려워했던 것을 떠올린다면 『매머드 사이언스』는 그 교량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매머드라는 친숙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그림으로 만나는 재미있는 이 과학책은 아이는 물론 부모 역시 충분히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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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ne518


    지금은 어릴 때부터 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책이 많이 나오는 듯합니다 어릴 때 그런 걸 보고 과학이 뭔지 조금 알고 학교에서 배우면 훨씬 재미있겠습니다 과학이 중,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것처럼 아주 어려운 것만은 아닐 텐데, 과학은 우리 생활과 아주 가깝기도 하잖아요 과학도 재미있게 배우면 한국에도 노벨상 받는 과학자가 나오지 않을지... 그게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희선

    2020.09.09 01:17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책찾사

      맞아요. 일단 과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룰 갖게 된 다음에 과학을 배운다면 그 어려움이 덜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요즈음은 교과서에서도 과학을 딱딱하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현상을 통하여 과학적인 원리를 이끌어내고 있으니, 이런 책도 함께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2020.09.09 20:09
  • 예스블로그 YES블로그

    책찾사님! 좋은 리뷰 써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9월 나날 보내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

    2020.09.09 17:3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책찾사

      어느덧 성큼 가을이 다가온 9월입니다. 그 가을의 분위기로나마 요즈음 어려운 상황을 잠시 잊곤 합니다. 환절기에 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9월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예스블로그님 ^^

      2020.09.09 20:10
  • 파워블로그 찻잎향기

    책의 궁극적인 목표가 잘 달성된 것 같은 ^^ 마지막 아이가 책 읽는 모습 - 그 뒷모습이 어쩌면 이렇게 사랑스러울까요 ~ ^^

    2020.09.09 22:4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책찾사

      혼자 읽는 것도 좋지만, 딸과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이 참 좋더라구요. 이런 시간이 계속되어야 할텐데,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더 노력해야겠죠.
      책을 읽는 딸의 모습을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2020.09.11 13:58
    • 파워블로그 찻잎향기

      책찾사님 우수 리뷰 축하드려요~~

      번득. 내가 다시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책찾사님'처럼 자녀와 함께 책을 읽는 아빠~ 같은 사람이 되어 보고 싶어요.

      그런 경험이 전혀 없었고, 또 그런 남편의 모습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완전 로망입니다 ^^

      2020.09.13 12:01
    • 파워블로그 책찾사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찻잎향기님 ^^

      예전보다는 아이들을 위한 책들이 참 잘 나오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아이와 책을 읽는 기회가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저의 아버지도 사실 책장에 책은 가득했지만, 정작 저와 함께 책을 읽었던 기억은 없네요. 그래서,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아이와 함께 책을 읽게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요. ^^

      2020.09.1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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