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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의 대이동

[도서] 패권의 대이동

김대륜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패권의 대이동 

 

패권이라는 중심 키워드로 세계사를 해설하고 현재 대한민국의 국가 대도약을 위한 제언을 담은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일종의 지적유희 같은 즐거운 역사이야기 책이기도 했다. 기존의 세계사 공부의 연대기식, 중요 인물 중심이 아닌 스페인- 네덜란드 - 영국 - 미국으로 이어진 패권의 역사라는 신선한 주제로 색다른 접근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역사적 패권국가들의 성공요인을 분석하여 움직이는 부와 힘의 방정식을 도출해내는 방식이 흥미로웠고 몰랐거나 어렴풋이 알고 있던 역사의 퍼즐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또한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의 구성도 봉건 제국 스페인의 흥망부터 네덜란드를 거쳐 변방의 섬나라 영국의 부상을 설명하고 산업혁명과 영제국에 이은 식민지 미국의 독립과 성장 그리고 팍스 아메리카나로 마무리하는 흐름이다. 

 

스페인의 그 많은 돈은 어디서 났을까부터 왜 스페인제국은 파산을 거듭했나, 네덜란드가 스페인 제국에 맞선 진짜 이유, 영국의 산업혁명의 불씨를 지핀 대서양 무역,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가장 먼저 일어난 이유, 미국 내전은 정말 노예제 때문에 일어났을까, 1차 세계대전과 대공황이 남긴 교훈, 미국의 패권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등의 제목만 들어도 먼저 들춰보고 싶은 흥미로운 질문들과 저자의 분석이 가득했다. 

 

개인적으로는 영국과 미국의 역사보다 스페인과 네덜란드에 대한 역사를 소홀히 했던걸 이 책에서 보완하며 더 흥미롭게 읽었는데 네덜란드와 스페인 사이에서 벌어진 80년 전쟁과 재정 체제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이 특히 새롭게 느껴졌다. 16세기 말 스페인은 유럽에서 로마제국보다 더 넓은 영토를 차지하고, 아메리카대륙 식민지에서 유입되는 엄청난 양의 귀금속을 바탕으로 최강의 육군과 해군을 거느리고 있었고 네덜란드는 이 제국에 속한 저지대 지역 나라들이 독립을 위해 80년 동안 전쟁을 치른 끝에 탄생했다.

 

네덜란드의 놀라운 성공 비결은 스페인과는 전혀 다른 재정 체제에 있었다. 스페인제국은 전쟁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유럽 곳곳에 있는 개별 은행가들에게 몇십 퍼센트에 이르는 높은 이자를 주고 돈을 빌렸다. 그럼에도 아메리카에서 유입된 귀금속은 국내 상업이나 산업 진작 대신 귀족들의 사치품 소비에 쓰였기 때문에 스페인은 농민의 경제 잉여를 착취하는 봉건적 재정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네덜란드 정부는 장기 공채 제도를 통해 값싼 이자로 시민들에게 큰돈을 빌려 군사를 지원했다. 무엇보다 정부가 나서서 공채 이자로 쓸 돈을 특정 세금으로 충당하겠다고 공표함으로써 신뢰를 확보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사벨 여왕의 콜럼버스 지원에 대한 의미도 읽어볼 수 있었는데 스페인의 이사벨은 나라 사이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던 상황을 타개하는 길은 어떻게든 부를 축적하는 길뿐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혹시라도 콜럼버스가 새로운 영토가 될 만한 곳을 발견하기라도 한다면 소위 ‘대박’ 아닌가. 그래서 이사벨은 과감하게 도박을 감행했다. 그는 본질적으로 영토 확장이 나라의 힘을 키우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는 중세적인 군주였지만, 근대적인 상인처럼 위험을 감수하려는 면모도 지닌 과도기의 군주기도 했다.

 

그 외에도 네덜란드동인도회사와 다른 전략으로 중국과의 무역을 뚫은 잉글랜드동인도회사의 전략이나 산업혁명이 일어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영국 의회와 정부, 이튼이나 해로 같은 명문 사립학교나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대학교가 산업이나 기술 문제를 가르치지 않고 금융업에 진출하거나 금융 소득으로 살아가면서 의회와 중앙 정부, 교회, 지방 정부의 요직을 차지하며 쇠퇴한 영국, 미국이 독일과 일본을 서유럽과 동아시아에서 핵심적인 경제 중심지로 재건한 이유 등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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