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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 관한 것은 우연히만 알았으면 좋겠어

[도서] 서로에 관한 것은 우연히만 알았으면 좋겠어

김지수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서로에 관한 것은 우연히만 알았으면 좋겠어

 

일단 저자의 프로필만 보고도 이 책을 읽고 싶어졌다. 극세사적 세계관의 소유자라는 김지수 작가는 서른 좀 넘을까 말까. 인생의 절반을 외국에서 ‘낯섦’ 속에 보냈다. 콕 집어 말해, 파란 머리 내국인. 풍부한 내적 생활에 대한 갈망과 적당히 스미고픈 충동을 즐기는 편이다. 생경한 순간들 속에 발견하는 자신이 좋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극세사적 세계관은 무슨 의미인지부터가 호기심을 자극했고 거창한 업적이나 대단한 자신의 능력을 내세우지 않는 평범한 일상과 인생 얘기를 유쾌하면서도 나름의 건질 것들이 있을 것 같은 즐거운 읽을거리가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저자 자신의 취향이나 삶의 방식들을 풀어내는 대목들에서 공감도 하고 나와 다른 면들에 색다른 재미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고 자신만의 스타일이 묻어나는 필력과 맛깔스런 표현들에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시중에 에세이라고 하면 쏟아져 나올 정도지만 그 중에서도 꼭 집어들만한 개성과 매력이 있었다. 

 

나 역시도 집돌이라 저자의 집얘기가 인상적이었다. 

 

집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집은 모든 것이다. 집은 나의 세상이자 나의 도피처, 출발지이자 종착지, 생활이고 꿈, 이상이며 현실. 그러니까 결국 아무것에도 침범당하지 않는 나 자신이었다. 서울에서 살던 원룸은 둘만 앉아도 집이 꽉 차서 화장실에 가려면 사람을 건너가야 했다. 사람은 부대낌이다. 부대끼면 멀미가 난다. 집에서는 사람 냄새가 나기 마련이고, 나는 그 냄새가 섞이지 않았으면 했다. 체취는 당혹스럽다. 너무 사적이고 너무 친밀하다.

 

궁금했던 극세사적 세계관이란 한 올 한 올 나만의 결대로 연결되는 삶의 방식이라고 한다. ‘섬세하다’, ‘예민하다’ 같은 몇 가지 워딩으로는 정리되지 않는 외부와의 거리를 선택적으로 조절하며 살아간다는 대목에서 내 일상에서의 여러 고민들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커피 중독자의 미세한 행복, 눈물은 출처를 모른다, 과잉 반추, 내향주의자의 반란, 슬픔을 허락하는 태도, 미루기의 낭만에 대하여, 사랑은 롤러코스터처 등 다양한 에피소드와 생각, 느낌들을 풀어낸 글들을 즐겁게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나의 일상을 되돌아보고 여러가지 생각에 잠겨보고 나름의 교훈도 많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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