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들의 영화인이라 불리는 거장 쿠엔틴 타란티노의 첫 소설이 출간되었다.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이 수상 소감에서 언급해 우리 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감독이기도 하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1950년대 말에 대스타였지만 소설의 시점인 1969년에는 악역만 맡으며 다른 이들을 빛나게 하는 존재로 연기생활을 하는 릭 달튼과 그의 스턴트 대역을 하는 친구이자 운전기사 역할을 하고 있는 클리프 부스, 릭의 옆집에 살고 있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과 그의 아내 샤론 테이트 부부, 그 시대의 히피들의 생활과 얽힌 사건들을 재구성하여 소설화 하였다.
문화적인 차이가 있어서 그렇겠지만 유머코드가 다르고, 쿠엔틴 감독만의 서술 방식이 처음에는 낯설게 다가왔다. 부연설명을 한 부분들이 많아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은 되었지만 많은 부분 차지하고 있어 책에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는 부분도 있었다. 미국 영화사에 대해서 관심이 많고, 잘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샤론 테이트에 관한 사건을 알고 책을 읽어 나가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실제 사건과는 다른 스토리로 구성되어 좋았다. 이소룡이 등장한 부분에서는 조금 고개가 갸우뚱 되기도 했다. 이 부분도 쿠엔틴 감독만의 표현 방식이겠지.
전체적인 내용 전개가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시점으로 구성된 듯한 느낌은 나만 받는 걸까. 오랜시간 영화 감독을 해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영상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대사를 하는 부분에서 등장 인물들의 몸짓과 표정까지도 생생하게 떠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책을 읽고 영화를 찾아서 봤다. 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것보다 연기가 더 실감나게 다가왔다. 영화를 보고 책을 한번 더 읽으면 쿠엔틴 감독이 의도했던 부분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쿠엔틴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 1960년대 미국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