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정돈 컨설턴트라는 직업이 국내에 도입된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만 미니멀열풍과 더불어 정리정돈에 대한 관심이 정말 많아졌다.
신혼 때 시부모님이 집에 방문하신다고 하셨을 때 안방 한곳의 옷산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장롱문을 열고 그 안에 모두 쑤셔넣었다가 돌아가신 후 다시 꺼내서 원위치에 옷산을 복귀시킨 경험이 있다.
또 아이가 자랄 때는 거실이 육아용품과 장난감 및 빨래로 난민촌의 모습을 방불케 했다. 사실 그땐 잘 몰랐는데 최근에 그때 사진을 보다가 아이 모습 뒤로 난장판 집이 보여서 어떻게 그렇게 지냈나 싶기도 하다. 10년동안 물건에 대한 나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예전엔 세일, 1+1에 약하고, 쟁여놓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젠 다 짐이 된다는 생각으로 물건 들일 때 신중해졌다.
정희숙 작가님은 2000 개의 집을 바꾸며 처음엔 물건에 대해 접근했지만 결국 마음의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리를 못하는 사람도 노력에 의해 전문가가 되기도 한단다. 물건을 버리거나 정리하지 못했을 때는 내 마음이 그것을 놓지 못했는데 일단 정리해서 말끔한 집을 보고 나면 그 쾌적함에 반하고, 집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쉴 수 있는 공간, 편안한 공간이 되기 위해 집을 정리하고 내 마음도 함께 정리하는 것이다.
요즘 즐겨보는 정리예능이 있는데 비포를 보면 답답하고 애프터를 보면 나도 뻥뚫린 것 같은 개운함이 느껴진다. 이 책을 읽고 그동안 못 버리고 안고 있었던 옷 두 무더기와 헤어졌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조금씩 정리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