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아나운서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그녀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인생을 살았던 간에 그냥 응원을 하고 싶었다. 내심 끝까지 MBC에 남아주길 바랐던 내 마음은 접어두고, 능력있는 아나운서들이 자꾸 떠나고 있어 '만나면 좋은 친구' MBC가 더 몰락할까봐 걱정했던 내 마음과 별개로 말이다. 그 중에 오상진 아나운서도 있었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은 사귀는 사이었고 2017년 봄에 결혼까지 하였다.
『당신과 함께라면 말이야』보다 두어달 일찍 출간된 김소영 아나운서의 『진작 할 걸 그랬어』때문에 오상진 아나운서 에세이 출간 소식도 들었다. 오상진 아나운서를 좋아했던 마음을 담아 봄내음 나는 표지를 선뜻 집었다. 두 사람의 에세이를 비교안하려 해도 안할 수 없지만 글재주는 아내 김소영이 더 낫다.^^ 그래도 좋아했던 아나운서였기에 애정 씐 안경을 쓰고 책을 읽어나갔다. 편집 부분의 아쉬움이 처음부터 생겼다. 글자 크기가 작다. 아직 노안은 아니지만 읽는 게 좀 힘들었다. 일기같은 느낌이 나도록 편집하다보니 그런건지, 트렌드를 못따라가는 독자라서 그런건지, 자잘한 글자를 읽는 게 버거워서 한참을 쉬었다 읽곤 했다.
책의 전체 느낌은 "핑크빛 퐁퐁"이랄까? 아내 김소영에 대한 찬사와 사랑이 가득 차 있다. 기승전소영이다. 결국 소영이 하는 일이 옳고 소영이 하기 때문에 잘하는 것이며 소영이라서 좋다는 마음을 페이지마다 심어놓았다. 그러다 좀 머쓱했는지 책 이야기나 아나운서 시절 이야기, 사회현상과 시사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넣어놓았지만 기승전소영인 것은 굳건하다. 그것이 밉지 않고 귀여운 신혼부부 모습 그대로여서 풋풋하고 기분 좋다. 나도 저랬지, 하며 결혼선배된 눈으로 자꾸 귀엽게 바라본다.
폭염 속에 쉬어가는 책 읽기, 휴가지에서 기분좋게 독서할 수 있는 책이다. 어쨌거나 오상진은 김소영 따라가려면 멀었다.히힛.
(오상진씨의 듬직하고 겸손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오히려 김소영과 쿵짝이 잘 맞을 것 같다. 잘 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