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레베카] 소설을 읽었다. 당시 읽으면서 묘한 심리라고 할까? 주인공 입장에서 써내려간 심리가 책을 다 읽고도 멍하니 떠나지 못했다. 출간 된 후 한번도 절판이 된 적이 없는 [레베카] 그리고 오늘 읽은 [인형]은 단편집으로 묶어진 소설들이다. 어떤 형식이나 규칙 없는 이야기로 읽고나면 뭐지? 한순간 바람이 불고 지나 간 것처럼 느끼기도 했다.
첫 번째 단편인 [동풍]은 도시와 단절된 섬을 배경으로 그 섬에 도착한 선원들의 이야기와 그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이들에게는 배는 환상이며, 섬은 현실이라고 한 문장이 고립된 이들의 삶이 오히려 더 무섭게 느껴진다. 이어, 한 여인을 사랑해 고백하지만 오히려 그 여인은 전혀 다른 존재를 사랑하고(집착?) 있음을 보여주고, 때론 부부간의 권태로운 생활을 보여주는 내용도 나왔다.
읽다보면 현실적, 환상적, 비판적 등등 어느 한가지 규칙을 정하지 않는 소설로 작가의 독창성을 만날 수 있었다. 단편에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명료하게 적은 것이 놀라웠다. 서스펜스 여제로 불러지는 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 이 책은 25세 이전에 썼다고 하는데 그리 많은 나이가 아님에도 단편에 등장하는 소재를 어떻게 썼을까? 특히, 부부간의 대화없는 아니 배려 없는 상황을 딱 꼬집어서 표현한 부분에 '역시'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저자의 세 작품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는데 묘한 심리전을 보여주는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