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사랑이었을까? 책을 덮고 물음표가 쉼없이 들었다. 주인공 화자인 나는 스타크필드에서 만난 '이선 프롬'이라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마을 사람 모두 이선을 보면 안타까워하는 눈빛을 보낸다 하지만, 나는 그저 큰 사고였고, 벌써 24년이 흘렀다는 말만 들었다. 그러나 우연히 이선 프롬이 끄는 마차를 타게 됨으로써 늦은 저녁 이선의 집으로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화자는 왜 이선이 몸이 불편하게 되었는지를 알게 된다.
이선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돌봤고 현재 아내를 돌보고 있다. 유일하게 돈을 버는 사람이 이선이기 때문이다. 아내인 지나와는 사랑보다는 이선의 어머니를 병간호 해줬기에 의무감으로 지나와 결혼을 했다. 스타크필드를 떠나 도시에서 정착하려고 했는데 아내가 아파지는 바람에 이곳에 머물게 되었다. 또, 아내의 친척인 매티라는 여성이 아버지가 돌아가게 되어 이 집으로 오게 되었다. 집안일을 하면서 지나를 도와주기 위해서다. 점점 몸이 힘들어지는 아내 그리고 날카로워지는 성격으로 이선은 아내를 멀리게 되었다. 반면에 매티와 야릇한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처음 이선도 느끼지 못했을 거다. 어느 순간 미소짓는 매티의 얼굴을 보고 설레였을 것이며, 우연히 안았던 그날 감정이 더 커졌을 지도 모른다. 둘이만 같이 있을 수 있다면 ...그러나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선. 아내가 잠시 다른 의사를 만나러 하룻밤을 비울때 이선과 매티는 서로를 바라본다. 그러나 딱 여기까지다. 다음날 아내가 돌아오고 합병증이 심해져 집안일은 전혀 하지 말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하녀를 구하려고 한다. 그럼 매티는? 물론 이 집을 떠나야 한다. 갈 곳도 없는 매티가 떠나 안타까운 감정만 있은 것이 아니라 도저히 서로를 안보고 살 수 없을거 같은 두 사람. 그렇게 두 사람의 안타까운 사랑이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곧 이 집을 떠나야 하는 순간이 왔고 아내인 지나는 매티를 빨리 이 집에서 내보내고 싶었다. 마지막 매티가 떠나는 길을 이선이 마차로 데려다 주겠다고 우기면서 두 사람은 집을 나선다. 지금 헤어지면 다시는 만나지 못할거라는 아는 두 사람...언젠가 썰매를 타자던 약속을 기억한 이선은 매티와 함께 썰매를 타고, 가야할 시간이 오면 더욱더 격정적으로 변하는 두 사람의 감정들...결국 되돌릴 수 없는 .... 죽음을 선택 하게 되고 이것이 이선에게 또 다른 고통을 주는 사건이 되었다.
'그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긴 의자에 가서 드러누웠다. 사지가 천근만근 무겁게 느껴져서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뜨거운 눈물이 서서히 목을 타고 올라와 눈으로 흘렀다.' -본문 중-
소설은 어렵지 않게 흘러가며 이선이 느끼는 복잡한 감정들..아내를 두고 매티와 떠나려고 했다가 어느 순간 현실로 돌아와 자신의 가난이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는 자존심으로 돈을 빌리려다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돌린 이선 프롬. 현실을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막상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이선의 집에는 이선과 아내 그리고 메티가 그 후 계속 해서 살게 되었다. 이제는 아내가 매티를 병간호 하면서 말이다. 그럼 여기서 매티와 이선의 관계는 어떻게 되었냐고? 풋풋하고 첫 사랑 같았던 매티는 이제 없고 마녀와 같은 과거 아내인 지나와 같은 눈빛으로 변해 버렸다.
이선은 과연 자신의 선택을 후회할까? 자신 곁에 두고 싶었던 매티 결국 그렇게 되었으나 전혀 행복하지 않다. 마을에 사는 헤일 부인은 이런 상황을 두고 차라리 매티가 죽었다면 이선이 살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랬다면 이선은 더욱더 고통속에 살지 않았을까? 어느 것이 이선에게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는 모르겠다. 그저..주어지 삶을 묵묵히 살아가는 것이 이선에게 최대로 누릴 수 있는 행운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작품 해설을 통해 저자의 삶이 [이선 프롬]를 통해 고통을 말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작가는 본인의 삶을 글을 통해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 나에게 처음 만나는 작가 이디스 워튼. 이 책을 읽는 동안 미묘한 심리와 애절한 사랑을 잠시나마 만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