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은이: 고수리, 김신지, 봉현, 서한나, 서해인, 수신지, 오하나, 이다혜, 이연, 임진아
출판사: 유유히
오랫만에 예스24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기웃거렸다.
그간 많이 바쁘기도 했지만 나의 정신과 맘은 다른 곳을 향해 있었기에 책, 리뷰, 블로그와는 거리를 두고 지냈다.
코로나 펜데믹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나와 책과의 거리두기는 반비례작용을 하고 있는듯 하다.
일상 회복과 함께 나의 독서 습관도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듯 하다. 책읽기는 하고 있지만... 역시나 블로그 활동을 할만한 여유가 없다. 퇴근하면 피곤의 보따리가 어깨를 짓누르고 침대와 하나되게 하기에...
오랫만에 블로그와 홈페이지를 기웃거리며 만난 책 [여행의 장면]에 멈춘다.
나의 여행의 장면이 떠올랐기에...
여행다운 여행을 하지 못하다가 지난 6월 초 3박 4일의 시간을, 여행을 나에게 선물했다.
여행지에서의 낯설음과 낯익음, 편안함과 불편함, 고요함과 번잡스러움의 느낌이 내안에 맴돌고 있었기에 이 책이 더 크게 다가왔던거 같다.
몇몇 익숙한 작가의 이름이 반가웠고 그들에게 여행의 장면은 어떤 순간, 어떤 의미, 어떤 기억으로 남았던걸까 궁금했다.
여행 이후 나의 여행의 기록은 어디에도 두지 않았다. 그저 사진만 들여다 볼뿐... SNS에다도 일기장에도 기록하지 않는 내가 낯설었다.
기억이, 마음이 옅어지기전에 끄적여야지 했는데... [여행의 장면] 책 덕분에 리뷰겸 나의 여행의 장면을 담아두는 겸 기록해본다.
10명의 작가들의 여행의 장면들을 SNS 업로드 사진(?) 과 해시태그로 편집되어있는 구성이 맘에 들었다.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여행 테마와 현실 여행의 괴리감을 느끼게 하는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봉현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 그리고 동시에 나 또한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낯선 여행지,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배낭을 메고 혼자 걸을 때 느껴지는 짜릿한 감정, 바로 해방감이다. 그 누구와도 연결되지 않아 나를 증명할 필요가 없는, 여기 머물렀다는 흔적도 없이 훌쩍 사라져버릴 수 있는 이방인의 자격, 자유롭고, 단순하고, 선명해진다. 온전히 나 하나뿐이다. 이름 모를 거리의 어느 테이블에 멍하는 앉아 있노라면 숨통이 트인다.
(192쪽, 봉현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중에서)
여행의 매력은 이런 낯설음 아닐까 한다. 처음 가보는곳, 처음 마주하게 될 사람들, 그런 낯설음에 대한 불안도 있지만 설렘이 있기에 여행을 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럼에도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거나 도전받기를 두려워하는 나로서는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더불어 나 또한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혼자 떠나는 여행은 도저히 상상하기 어렵다.
아니.. 상상만 할뿐이다. 언젠가는 나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어느 누구의 도움없이 혼자 훌쩍 떠나보겠다는... 이름모를 곳 카페에 앉아서 커피 향을 맡으며 또는 높은 파도에 일렁이는 바다와 철썩 거리는 소리만 들으면서 오롯히 나와 커피만, 나와 바다만 연결된채 나의 전존재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끔 이런 상상을 하지만 이런 모습의 여행은 로망일 뿐인거다.
역시나 이번 여행에서 나는 처음간 나라, 도시지만 익숙한 사람들과 함께 했기에 모르는 곳이 주는 온전한 낯설음과 불편감, 불안함과 두려움보다는 낯설음이 주는 설렘이 나의 여행을 더 행복하게 해주었고, 낯설음이 주는 불안함, 두려움, 불편함도 내가 살아있고 여행자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이런 편안함과, 익숙함이 가미된듯한 낯설음이 주는 여행을 선호하는 내가 과연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동시에 나 또한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의 여행을 실현할 수 있을까?
어쩌면 그 추억의 방점은 '마중'에 있는것 같다. 마중, '오는 사람을 나가서 맞이하는 일.' 요즘 들어 평범한 말들이 자꾸 좋아지는 건, 그 말의 참뜻을 이제야 비슷하게나마 살아내고 있기 때문일까. 사는 동안 마중 나가는 다정이 자연스레 몸에 밴다면 좋겠다. 버스나 기차가 멀어질 때 까지 손 흔들고 배웅하는 사람이 되는 것도 좋지만, 멀리서 누가 온다고 했을 때 먼저 나가 맞이하는 사람이고 싶다. 혼자에서 이르게 벗어날수 있도록. 기대치 못한 곳에서 반가울 수 있도록. 같이 걸어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여행지라는 낯선 곳에서 마중 나가는 설렘을 다시 한번 경험하려면 아무래도 내가 먼저 집을 뜨는 수 밖에 없겠네.
(72쪽, 김신지 <잠시 다른 인생을 사는 기분> 중에서)
누군가를 '마중' 하는(그리운 이를 만나는) 그 설렘이, 또 누군가를 '배웅'하고(헤어짐의 장면을 떠올리며) 그 아쉬움이 느껴졌던 순간이 기억에서 떠나지 않는다. 내개도 그 장면이 추억으로남아질것 같다. 비록 내가 주인공은 아닌 장면이지만... 내 여행의 가장 큰 여운으로 남는다.
떠남, 모르는 곳에서의 낯설음이 주는 설렘, 편안한 사람과 함께 했던 행복한 순간들이 나의 여행의 장면이 내게 말을 건네온다. 또 떠나라고, 괜찮다고~~~
나의 워치가 꽐라(?)가 된 덕분에 나의 경로가 모두 걷기로 기록 되어있다.
사실... 어디 어디 갔는지는 기억이 별로 없다... 덥고... 힘들었지만...
땀흘리고 먹었던 이름 모를 과일도,
얼굴이 다 가려질 만한 지파이도 (이제 롯**아 지파이 못 먹을거 같음 ㅋㅋ)
닭다리인디 닭날개인지 모르겠으나.... 볶음밥이 한국사람들이 좋아한다는 맛이던데.. 난.. 그냥... 음..
한입에 먹을 수 없을만하게 컸던 연어초밥도
종류도 맛도 다양했던 딤섬이랑 만두(?) 도
즐겁고 맛난거 먹었으니 오케이라고~~
나의 여행의 장면은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것 함께 먹었던 순간 순간들의 기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