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4부가 마무리 되었다. 시대적 배경은 간도협약과 난징대학살이며, 전 세계는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전쟁의 기운으로 가득하다. 시대적 사명, 대의 앞에 개인적인 소망은 내려두고 나라를 위해서 힘쓰는 사람들. 15권에서는 특히 인실의 이야기가 두드러진다. 오가타의 지고지순한 사랑도, 명희 내면의 개인적 신념을 바꿀 수는 없었다. 살아있으면서도 살아있지 못한 상태로 사는 인실의 임신은 책을 읽어 가는 내내 숨이 막히기도 했다. 1,2부의 살아서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문체와 비교하면 4부에서는 문장 그 자체에서 오는 흥분과 떨림은 없다. 하지만 역사를 알고 책 속 인물들에 감정 이입을 하여 독서를 했던 시간은, 그자체로 오롯이 1938년을 살아내는 경험이기도 했다. 1945년 광복까지 이제 7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남은 토지 5부에서도 더 많은 경험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