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육아 에세이 책들이 봇물 터지듯이 쏟아져 나오는 것 같다. 그게
참 위안이 된다. 일반 에세이 책들은 잘 읽히지도 않고, 꺼리는
편인데 육아 에세이는 그저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 누가 내 이야기를 그려놨네! 정확하게 이거지! 라는 마음도 있고, 아~ 맞아요, 토닥 토닥 해줘요, 나 힘내라고 해줘요, 하고 괜히 응석을 부리는 마음도 있는 듯 하다. 그리고 가장 큰
건, 지금 이 상황이 오롯이 지금에만 느낄 수 있는 사항들이라는 것이다. 모든 순간이 그렇겠지만 그 어떤 순간보다 소중한 지금이 이 때 밖에 없다는 걸 이야기 해준다. 점점 자라면서 엄마에게서 벗어나 독립할 수 있게 되는 걸 보며, 뿌듯하고
든든하면서도, 내심 아쉬운 감정이 있다. 그런 귀한 지금의
이 시기가 마냥 행복한 것이 아니라 힘들 때도 있고, 속상할 때도 있다는 걸 공감하며 함께 으쌰 으쌰
하는 기분이 든다.
이 책은 저자의 일기 형식이다.
읽으면서 내도록 저자가 너무 부러웠다. 많은 이들이 아이가 커가는 걸 아쉬워한다. 언제 크나 싶다가도 어느 순간 보면 훌쩍 훌쩍 커 있는 그 모습에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그래서 남겨 놓길 바라고, 카메라를 들게 되는 듯 하다. 저자처럼 그림으로, 글로 자유로이 표현할 수 있는 게 부러웠다. 글이야 너도 쓰면 되지 라고 하겠지만, 그게 쉽지 않았다. (핑계일지도 모르지만) 내 이 느낌을 글로 표현하는 게 쉽지 않다. 게다가 내 눈 속에 박혀 있는 그 아름다운, 사랑스러운 모습을 슥슥
삭삭~ 그림으로 옮겨 놓을 수 있다는 게 너무 부러웠다. 저자의
아이들이 그림에 너무 사랑스럽고 잘 생겨 보이는 건 (실물도 그렇겠지만^^) 엄마의 눈으로 투영된 아이들의 모습이 아닐까. 엄마의 눈으로
보고 그 눈으로 그려내는 아이들이니 당연히 이쁠 수 밖에 없다. 저자의 그림체 자체가 따뜻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부러웠다. 사진으로뿐만
아니라 다른 경로를 통해 자신의 아이들과의 시간을 예쁘게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게. (내용은 예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시무룩)
(아이가 둘임을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그렸다. 실제로도 이렇게 있을 테니.. 얼마나 예쁠까 ㅠ)
사실 읽으면서 다른 육아 에세이 책들만큼 공감하진 못했다. 아무래도 나와 다른 육아관이나 육아 방식이라서 그랬던 듯 하다. 친정
엄마가 저렇게 적극적으로 도와주실 수 있다는 부러움, 아들 둘 엄마로서 겪는 고초를 내가 아직 모른다는
무지함, 주말에 집에 있을 수 있는 남편이 없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제목만큼 따뜻한 느낌을 받진 못했다. 제목은 참 좋다. 책
표지도 참 좋다. 보고만 있어도 좋다.

(엄마가 되어, 나를 알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