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읽을 책이 많은데 지대넓얕 제로 읽고 1편 읽고 연달아 읽고 싶어서 바로 펼쳤다. 솔직히 지대넓얕 팟캐스트를 몇 년 내도록 정주행하고, 책도 좀 읽었다 싶어서 잘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2편도 꽤 오래 걸렸다. 특히 과학은.. 정말 힘든 고비였다. 제로 편에서도 좀 헤맸는데, 이번 책에서 상대성 이론에서 넋을 잃었다. 정말 너무 어렵다. 팟캐스트로 여러 번 들었지만 이해는 거의 못하고 있었던지라, 여전히 어렵고 이해가 안 됐다. 책 읽으며 팟캐스트 다시 들으며 ㅋㅋㅋㅋ 깡쌤이 내려준 결론만 외우려고 한다.
1편이 현실에 관련된 내용이었으면 2편은 그 현실을 넘어서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로편부터 읽다보니 2편을 읽는 동안 뭔가 하나의 맥락으로 이어지는 게 보인다. 제로편을 읽으면서 과학과 여러 종교, 신비 분야는 연결되기도 하고 반복되는 부분이 있어서 그나마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
- 인간만이 두 가지 세계에 산다는 점이다. 두 세계는 ‘현실’의 세계와 ‘현실 너머’의 세계다. 동물은 주어진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현실 세계에 온전히 적응해서 살아간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인간은 현실 세계에 발 담그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현실 너머를 보려 하고, 현실을 초월하려고 하며, 현실이 아닌 것에 대해서 상상하려고 한다. (23)
저자는 현실 너머를 이야기하면서 진리 추구를 위한 맥락을 잡아간다. 동물 중 인간이기에 가능한 세계이므로 충분히 탐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 물론 그 현실 너머의 분야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고 있다면 저자의 말대로 지적 대화를 위한 배경이 충분히 잡힐 것이다. 1, 2편에 나오는 주제들 모두 우리가 주로 이야기 하는 주제이다. 거기에 저자가 하나의 큰 맥락으로 잡아주므로 좀 더 이해하기도 수월하고, 자신만의 틀을 잡을 기회도 된다. 이래서 입문서로 완벽하다. 1편에서 제시하는 것은 생산수단을 기반으로 하는 이분법이었다면, 2편에서는 하나의 주제에 대한 관점의 차이로 나눈다.
- 절대주의, 상대주의, 회의주의를 중심으로 일관되게 구조화된다. (10)
- 현실 너머 세계를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라는 조각으로 나누어서 살펴보겠지만, 2권이 끝날 때에는 이 조각들이 실제로는 구분하기 힘들 만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12)
현실 너머 세계는 철학, 과학, 예술, 종교, 신비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각 영역을 절대주의, 상대주의와 회의주의로 나눠놨다. 그 틀 안에서 각 영역을 어떻게 볼 수 있는지 그 관점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같은 맥락으로 연결될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간결하게 보여준다. 진리를 추구하는 본능이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다고 보면, 저자는 우리에게 그 진리를 의식하도록 깨워주고, 길을 찾아야 함을 알려준다. 그 안에서 자신이 필요한 영역을 확대해나가면 좋을 듯 하다.
2편도 목차에 열심히 정리하면서 읽었다. 진리 설명의 1장은 편하게 읽었는데 철학부터 막혔다. 그래도 철학 책도 여러 권 읽고, 지대넓얕 팟캐스트도 열심히 들었는데 종종 막히는 부분이 있었다. 중간 중간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을 잡고 늘어져서 읽는 것도 더뎠다. 그래도 꾸역 꾸역 산을 넘어갈 수 있었는데 과학은 정말.. “문송합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채사장님은 도대체 어찌 저리 과학도 잘 하시지.. 진짜.. 대단.) 근대 과학 파트 팟캐스트를 다시 듣기도 하고 지인에게 물어보기도 하면서 꾸역 꾸역 읽었다. 상대성 이론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흐리고,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어쨌든 진리를 알기 위해 알면 좋지만 필수는 아니니까.. 라며 위안했다. 예술, 종교, 신비는 정말 수월하게 읽었다. 앞에 큰 산 두 개를 넘었더니 나머지 3파트는 동네 언덕 느낌인. 예술은 워낙 좋아하던 분야인 서양미술사 관점이어서 재밌게 그림 보면서 잘 읽었고. 종교와 신비는 저자가 언제나 하던 이야기이며 제로편에서 더 심오하게 다뤘던 지라, 잘 읽을 수 있었다. 진리는 제발 이 세 영역에 있기를 ㅋㅋㅋㅋ
저자는 관념론자이며 언제나 의식에 대해 관심이 많고, 그와 관련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이 책도 그 맥락이며, 이번 개정증보판을 보니 오히려 지대넓얕 제로편으로 가기 위한 디딤돌이 아니었나 싶다. 1, 2편을 잘 읽고 관점을 받아두어야 제로편을 읽을 때 덜 거부감을 느낄 것이다.
- 삶에서 진정으로 신비하고 심오한 깨달음을 주는 진실은 내가 세계의 구심점으로서 세계를 구성해내는 주인공이라는 사실이다. 실체라고 믿었던 눈앞의 세계가 사실은 나의 주관에 의해 구성된 것이며, 그것은 단지 내 마음이 만들어낸 허상이라는 진실에 귀 기울일 때, 비로소 안개는 걷히고 가려져 있던 내면으로 향하는 길은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그리고 그때에야 우리는 첫발을 뗄 수 있을 것이다. 나와 세계의 신비를 이해하기 위한 기나긴 여정의 첫발을 말이다. (376)
- 이 책이 당신이 살아갈 인생의 편리한 지도가 되길 바란다. 이 지도를 들고서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대화하고 위로 받을 수 있기 바란다. / 인생의 의미와 깊이는 타인과의 대화 속에서 비로소 빛을 낸다. (381)
저자는 진리가 그 사람의 내면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반드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을 알려고 노력해야만 자신과 세상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알기 위해서 또한 타인과의 대화도 놓칠 수 없다. 자신을 들여다보는 과정도, 우리는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이기에 다른 사람과의 대화도 무시되어선 안 된다. 이 책이 그를 위한 훌륭한 지도임은 분명하다. 장담컨데, 당신에게도 이 지도가 필요하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