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실적 나름 프로그래밍을 배워보았다.
중학교 3학년, 정보처리기능사라는 낯선 자격증을 땄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는 시험이긴 하지만 솔직히 그 답이 될 예제나 이런 것들을 다 외워서 그대로 입력해서 쳤던 것 같다.
지금은 하나도 기억 나지 않는 것이 당연.
하지만 그때 DOS 처럼 글자만 치면 내가 원하는 걸 만들어 내는 그 짜릿함을 알고 있다.
그 뒤로도 컴퓨터 쪽으로 전공하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하다가, 고등학교 때 너무 놀면서, 아무 생각 없이 살았더니 지금은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이 되었다.
그 때 놓치지 말았어야 했는데.. 아깝...
어쨌거나, 이렇게 나이가 많이 들어서 문득 타이탄의 도구들을 좀 모아보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꽤나 좋아했던 작업이었고, 지금 한다면 힘들어도 뇌의 새로운 부분에 자극이 되고, 내 일상에서도 신선한 느낌을 줄 것 같아서 도전해보았다.

파이썬이라는 단어가 서평단 목록에 자주 올라와서 유명한 건가보다 하고 넘겼는데, <김미경의 리부트> 책을 보고 뭔지 알았다.
그러면서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다.
이 책은 완전 초보자를 위한 책이 아니었다!!
받고 나서 알았다. ㅋㅋㅋ 놀라서 ㅂㄷㅂㄷ 거리다가 책에서 친절한 설명을 보며 따라했다.
너무 오랜만에 보는 흑백 바탕에 하얀 커서 ㅋㅋㅋ
그리고 타닥 타닥 치는 명령어에 따라 결과값을 보니 어찌나 재밌던지.
그래, 이거지! 하면 신나는 마음으로 시도했다.

한 장 한 장 넘기며 따라하는데, 너무 재밌었다.
솔직히 그 시절에 느꼈던 그런 느낌.
내가 뭔가 만들어내고 창조해낸다는 느낌.
고작 글자 하나 치는 일들이었지만, 이게 시작이고, 내가 원하는 것들을 구상해 만들어내는 힘을 가진 기분이었다.
(영상 촬영으로 몇 개 했었는데, 예스 블로그에는 영상은 안 올라가서,
인스타나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함께 올리겠다.)
하지만 어느새 뜻대로 안 되기 시작 ㅋㅋㅋㅋ
병아리 단계인데, 이것부터 책을 통해 안 되기 시작하니 숨이 막히기 시작했다.
역시 무리인가.
나이 먹고 이런 건 안 되나.
역시 분만실에 기억력을 두고 와서 불가능한 건가
등을 떠올리며 좌절하려던 찰나, 책에서 EBS강의가 있음을 명시해놓았던 게 떠올랐다.
(무수한 error가 나타나기 시작했음.
슬슬 화가 나기 시작함.
왜 나만 안 돼!! 라며 좌절 중 천사님을 만남)
이솝이라는 사이트가 있었다니!
EBS Software 사이트였다.
우와, 역시 EBS구만.
혼자 감탄하며 저자의 직강 들으며 부지런히 따라했다.
어릴 적 학원에서 강의 들으며 자격증 따던 추억이 떠오르며 ㅋㅋㅋ
또 흥미진진하게 강의를 들었다.
역시 책만 보는 것보다 훨씬 좋았다.
이 밖에도 출판사에서 여러가지 통계자료를 구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일일이 입력해서 확인해야 하는 것이지만, 하는 방법을 익히는 거라 일단 수월하게 자료도 다운 받아서 표를 만들 수 있다.
단계별로 점점 확장해가는 방식이라 더 재미있었다.



빅 데이터 시대에 우리는 데이터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그 능력이 관건이다.
이런 데이터를 다루는 능력 정도는 갖춰야 하지 않을까?
나에게 필요한 데이터를 뽑아내는 것 뿐만 아니라, 보기 좋게 직관적으로 만들 수 있게 만드는 능력.
나이가 적든 많든, 기계를 잘 다루든 못 다루든, 이과이든 아니든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는 이 시대에 어쩌면 가장 필수적인 요소가 아닐까 싶다.
우리 아이는 자연스럽게 코딩하는 환경에서 살 거라 걱정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걱정이 된다.
지금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천천히 이 책을 따라가봐야겠다.
이 책에 나오는 아나콘다와 주피터 컴퓨터도 친해져봐야겠다.
나의 타이탄의 도구가 늘어나고 있다.
재밌어서 다행> _<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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