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로우는 최소한의 도구로 최소한의 삶을 살 것을 이야기합니다. 비록 그는 2년만에 월든에서 벗어나 실제 삶으로 돌아가긴 했습니다만, 한동안 유행하고 있는 미니멀리즘과 연관지어 같이 생각해보면 좋을 듯합니다.
- 나는 내 인생에 넓은 여백이 있기를 원한다. (171)
‘여백이 있는 삶’ 이라는 말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우리는 어떤 여백을 생각해볼 수 있고, 그 여백을 만들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요?
2. 삶과 예술의 연관성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삶을 잘 살아내는 것만한 예술은 없다고 느껴지기도 했지요.
- 하루의 본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예술이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사소한 부분까지도 숭고하고 소중한 시간에 음미해 볼 가치가 있도록 만들 의무가 있다. (138)
내 삶의 어떤 부분이 예술일까? 혹은 예술이 될 수 있을까? 그렇게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1.
아마 예전의 나라면 여백을 만들기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취미가 필요하고..
아무튼 뭔가 많은 이야기를 꺼냈을 것 같다.
하지만 요즘의 나는 그저 "마음"이 필요하다고 대답하고 싶다.
과거에도 알았을 내용이지만 나는 요즘 마음이 가지는 힘을 여실히 느낀다.
시간이 있고, 취미가 있고, 심지어 돈이 있어도 마음이 없으면
그 시간을, 취미를, 하물며 돈도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
그러나 마음이 있다면 시간이 없고, 갖추어진 취미가 없고, 하물며 돈이 없어도
스스로의 삶에서 여백을 찾고, 여유를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언제인가 누군가가 매우 비꼬는 듯한 말투로 내게 그런 말을 한 적있다.
친정엄마가 아이를 봐주니 시간이 남아서 책도 본다고.
그러나 나는 안다.
그 사람은 친정엄마가 아닌 천사, 요정이 봐주어도 취미를 갖지 못하리라는 것을.
그에게는 없고 나에게는 있는 것은 "친정엄마 육아"가 아니라
내 삶을 즐겁게 살려고 하는 "마음"이었을테니까.
나는 요즘 내 마음을 좀 더 들여다보려 노력한다.
책을 읽으면서도 길을 걸으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혹시라도 내가 내 힘겹게 만들지는 않는지 돌아보려 한다.
그리고 문득, 그 모든 것은 내 마음에 있음을 깨닫는다.
10분이라도 내 마음이 쉬는 책을 읽으려 노력하고
5분이라도 내 눈에 닿는 문장을 읽는다.
1분이라도 나를 위해 오늘을 짚어보려 노력한다.
그것이 나에게 1분, 5분, 10분짜리 여유라할지라도
그것이 주는 쉼은 결코 1분, 5분, 10분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안다.
2.
여기저기서 많이 이야기한 것같지만 내 삶의 예술은 식탁시간이다.
밤 10시 이후, 아이가 잠들고 난 후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
요즘에는 서재를 꾸려서 더는 식탁시간이 아닌데,
나는 여전히 그 시간을 식탁타임이라 부르며 사랑하고 있다.
책과 나, 가끔은 커피와 음악까지-
조용하고 따뜻하고 뜨겁고, 즐겁고, 행복하고, 좋은 밤의 시간.
그 시간은 나를 엄마나 직장인이 아닌
오롯이 나로 살게 하고, 또 하루를 살아갈 힘을 준다.
삶의 예술에서 꼭 뭔가를 찾아야 하는가?
나를 찾는 것만큼 대단한 시간은 없다고 생각한다.
또 하루를 성실히 살아낸 내 시간이 있기에,
쉬어가는 그 시간이 더 아름다움을 깨달은 내 삶,
그 자체가 내게는 예술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