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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서점

[도서] 환상서점

소서림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옛날 어느 작은 마을, 양반가에서 태어났지만 왕성한 호기심에 바깥을 돌아다니길 좋아하는 한 소녀가 살았다. 어느 날 소녀는 길에서 책 한 권을 주웠고, 그 책을 떨어뜨린 것으로 짐작되는 사람에게 돌려주고자 옥빛 도포를 입은 사내를 뒤쫓아가다 숲에서 길을 잃고 만다. 소녀는 무서워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렇게 서럽게 울고 있는 소녀 앞에 어느샌가 소녀가 뒤쫓던 사내가 나타났고, 숲속에서 어른을 만난 안도감에 소녀는 더 크게 울며 사내의 손을 꼭 잡았다.

사내를 처음 본 순간 사랑을 느꼈던 소녀는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후 모든 것을 버리고 사내와 도망쳤지만 결국엔 벼랑에서 뛰어내려 같이 죽고 만다.

비극으로 끝난 줄 알았던 그들의 이야기는 죽은 줄 알았던 그 사내가 그 후 몇백 년이 지나도록 사람들에게 계속 목격되며 괴담처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다. 사람들은 그 사내가 절벽 근처에 곳간인지 책방을 짓고는 거기서 자기 신부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떠들었다.

 

'연서'는 동화작가가 되고자 잘 다니던 회사도 관두고 창작에 몰두했지만 2년 동안 매번 출판 편집자들에게 거절당했다. 언젠가 자신을 알아줄 출판사를 찾을 수 있을 거란 희망을 가지며 용기를 잃지 않았지만 그날따라 연서가 쓴 동화의 아쉬운 부분을 짚는 거절의 메일은 그녀를 화나게 했다.

이에 연서는 기분전환 겸 산에 올랐지만 정해진 등산로를 따라가는 것이 갑자기 지긋지긋하게 느껴져 옆길로 빠져나가 출입 금지 표지판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결국 연서는 길을 잃고 주위가 캄캄해지도록 산을 헤매고 다니다 외딴 절벽을 마주하게 된다.

그런 연서 앞에 고급 정장에 물빛 도포를 걸친 수상한 남자가 나타났고, 그를 피해 몸을 움직이던 연서는 갑작스런 강풍에 중심을 잃고는 절벽 아래로 추락하고 만다. 그러나 연서는 환상인지 실제인지 모를 기이한 현상을 겪으며 그 이름 모를 남자에게 구출돼 그가 하는 서점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연서는 자신이 절벽에서 떨어지며 겪었던 신비한 경험을 이야기하지만 서점주인인 남자는 그저 신경 반응이 만들어낸 환상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이에 울컥한 연서는 기분 나쁘다며 남자에게 언성을 높이며 화를 내지만 그것에 대해 바로 정중히 사과하는 남자의 모습에 자신도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언성을 높여 미안하다며 사과한다. 그때 네다섯 살 정도의 귀여운 소녀가 어디선가 나타나 연서의 주머니에 있는 초콜릿을 주기를 원했다. 하지만 서점주인은 그런 소녀의 행동을 제지했고, 소녀는 서점주인을 '서주'라 부르며 야박하다며 삐죽거렸다.

밤이 깊어 연서가 그만 집에 돌아가려 할 때 소녀가 하품을 하면서도 서점주인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칭얼거렸다. 그러자 서점주인은 연서에게 같이 듣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고, 연서는 그녀가 함께 들을 거라 기대하는 소녀의 눈빛에 제안을 거절하지 못하고 이야기를 함께 듣기로 하는데….

 

 

이 책은 <밀리의 서재>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화제가 된 책으로, 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전자책에서 종이책으로 역으로 출간되는 기이한 현상을 일으키며 화제의 중심에 선 책이다.

 

우연한 기회에 정체가 모호하고 신비한 서점주인 서주를 만나 실제 하는지 아닌지 모를 산속에 있는 서점에 가게 된 연서는 그곳에서 서주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를 들은 후 그 이야기가 싫다고 생각하면서도 매혹된 듯 다시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서점에 발걸음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조금은 뜬금없는 듯하지만 이미 그렇게 될 운명이 영혼에 새겨져 있기라도 한 듯 서주를 향한 알 수 없는 이끌림과 감정을 갖게 된다.

 

이야기는 마고 할머니라는 한국 신화에 전해져 내려오는 창조신을 등장시켜 고전적이면서도 가장 한국적인 세계관을 자연스럽고 과하지 않게 이야기에 녹여내며 작가만의 확고한 이야기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만 번의 삶 중 한 번은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을 희망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며 오랜 시간 살아간다는 것이 어떠한 것일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데, 그렇게 그리워하며 억만 겁의 인연 끝에 다시 만난 사랑이 자신을 기억조차 할 수 없다면 어떠할까.

또한 기억을 가진 쪽은 신이 허락한 거리를 지켜 그저 속으로만 다시 만났음을 기뻐해야만 되는 그런 사랑이라니…. 사랑을 티 내서도, 사랑하는 이의 불행을 지켜보며 행복을 바라도 안되는 그러한 사랑이 가능한 걸까?

과연 나라면 그 모든 것을 인내하며 오랜 세월 동안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할 수 있을까?

 

소설 속에 나오는 서주가 들려주는 잔혹 동화 같은 옛날이야기들은 결코 뜬구름 같은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기억해야만 하는 그들의 지난 삶의 이야기였다. 이제는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기에 영원을 살아가는 이만이 기억하고 전해줘야만 하는 그들의 이야기.

 

소설은 현재와 서주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가 조화를 이루면서 호기심을 자극하고 충족시키며 쫄깃쫄깃하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소설의 판타지적 요소에는 상상력을 무한대로 펼쳐나갈 수 있었고, 사랑하는 이의 반복되는 불행을 바꾸고자 끝내 자신을 바치는 숭고한 사랑 이야기에는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이야기가 소설 속에 펼쳐져 있다.

과연 그들의 이야기는 이대로 새드엔딩일까? 아니면…?

새롭게 시작되는 영원한 사랑의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들은 『환상서점』을 펼쳐보길 바란다.

"그럼 부디, 잠 못 이루는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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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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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iblejje

    판타지에 한국적인 요소가 있는 글 너무 좋아하는데 둘 다 나오는거 같네요. 읽다보니 뒷 내용이 너무 궁금해져요. 리뷰 잘 읽고 가요.ㅎㅎㅎ

    2023.03.22 17:55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얼음사탕

      그렇다면 충분히 만족하실거에요. 괜히 1등한게 아니더라구요.
      감사합니다.^^

      2023.03.22 20:58
  • 스타블로거 jinjinzara

    초반글을 읽었을때는 한국전래동화?? 잔혹동화? 그런 느낌이었는데 판타지랑 같이 섞여서 재밌어보여요! 비밀상점, 서점 이런 소재는 언제나 재밌죠! 리뷰 잘 읽었씁니다

    2023.03.22 18:11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얼음사탕

      맞아요. 그 전부가 이 소설안에 들어있어요.^^
      감사합니다.

      2023.03.22 20:59
  • 스타블로거 thkang1001

    얼음사탕님! 이주의 우수 리뷰에 선정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비록 소설의 형식을 사용하였지만, 그리움과 인연 등에 관한 유용한 내용의 책을 소개해 주신 데 대해서 깊이 감사 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책을 많이 소개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3.03.22 18:46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얼음사탕

      감사합니다.^^

      2023.03.22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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