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투데이지원도서
'털버덩'은 넓적한 물건 따위가 옅은 물 위에 떨어지며 울리는 소리를 말하는데, '부표'라는 제목에 생각나는 단어다. 뺑소니 사고를 당한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들은 소리는 아닐는지.
바닷속 암초 위에 세우는 항로 표지로 등표가 있다. 바닷물 속에 있는 보이지 않는 암초 위에 세우기 때문에 불을 밝히는 등명기가 있는 것은 등표, 없는 것은 입표라고 부른다. 녹색이 칠해져 있으면 왼쪽에 암초가 있고, 빨간색이 칠해져 있으면 오른쪽에 암초가 있다는 뜻이다.
부표는 해상에 떠 있는 등표를 말하는데, 등표를 설치하기 힘들 만큼 수심이 깊은 곳이나 해상 공사 시에 주로 설치된다. 바다 위 사고를 막기 위해 전 세계의 해상 부표는 모양, 색깔 등이 국제 협약을 정해져 있다.
미장 기술자로 공사현장을 떠돌다 몇 년 만에 목돈을 만들어 부인에게 보여주기만 하고 큰소리만 떵떵 치던 아버지는 매번 패배했다. 일확천금 대신 빨간불 신호를 무시한 채 달렸던 차량은 아버지를 치고 뺑소니를 쳤다. 바다에서는 부표가, 육지에서는 신호등이 안전요원 역할을 한다. 서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큰 사고가 발생한다.
바다 위에서 바닷길을 안내하고 해상 사고를 막아주는 바다 위의 안전요원인 부표를 세척하고 수리하고 재설치 하는 아들에게 아버지의 사고는 어떤 의미로 남게 되었을까?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보여주기만 했던 통장 잔고와 보험금은 어머니에게 어떤 의미로 남게 되었을까? 아니, 아버지는 세상에 어떤 의미를 남기고 싶었을까?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교유서가 #2022경기예술지원문학창작지원선정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