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는 식물들
아직 쓸모를 발견하지 못한 꽃과 풀에 대하여
잡초를 만든 인간의 흑역사
존 카디너 지음
강유리 옮김
월북
'잡초'의 사전적 의미는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가지 풀
농작물 따위의 다른 식물이 자라는데 해가 되기도 한다
잡초라는 것이 그냥 들이나 길가에 피어있는
이름없는 풀들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예상과는 달리
"장점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식물"을 잡초라고 부른다니...
그런 잡초들도 다들 이름과 학명이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작가인 존 카디너는 오하이오농업연구개발센터에서
30년 넘게 잡초를 연구하고 교육 해 왔다
책에 나와 있는 여덟 종류의 잡초들
(민들레, 어저귀, 기름골, 플로리다베가위드,망초, 비름, 돼지풀, 강아지풀)이
어쩌다 잡초라는 기막힌 삶을 살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들을 없애려는 어리석은 인간들의 노력을 책에 가득 담아냈다
농부와 정원사들은 잡초들과 어떻게 마주하게 되었는지
잡초를 없애려는 화학적, 유전학적 기술을 뒤로하고 끈질기게 살아남은 이유는 무엇인지
우리가 잡초의 생존과 진화에 어떻게 동참했는지 이야기 하고 있다
예로부터 인간은 농사를 지어 식량을 해결했는데
그 농사에 잡초 라는것이 함께 자라면서 성가신 존재로 자리를 잡았다
제멋대로 자란 이 식물들은 농업 생산성을 떨어뜨리게 되므로
사람들은 그것들을 없애려고 노력했다
긴 시간동안 인간은 없애려고 애를쓰고
잡초들은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살아남으려고 애를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하다
작가는 인간과 잡초 사이에 독특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인간과 잡초는 서로 돕고 부추기면서 상대가 없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변화에 대해 이야기 한다
사람들은 잡초를 제거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겼고
잡초들은 살아 남기위해 유전적 변화가 생겼다
하지만 보통사람에게는 잡초이지만
어느 사람에게는 귀한식물, 야생화, 약초일수도 있다
(사실 나는 민들레나 강아지풀은 흔히 볼수 있는 식물들이라 잡초에 속하는지도 몰랐다)
우리가 늘 똑같다고 생각하는 잡초들도 사실은 오랜기간에 걸쳐 진화해 온것처럼
지금 우리가 크게 신경쓰지 않고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식물들이
앞으로 달라지는 환경 변화에 반응하여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잡초로 탄생할 수도 있다
민들레는 인간의 인식과 사회적 관념이 변하면서 잡초가 되었다
어저귀는 미국 건국의 발자취 속에 생물의 힘을 무시한 기업가들의 헛발질이 더해져
골칫거리 식물이 되었다
기름골은 작물이기도 한 잡초인데 쌍둥이인 추파와는 달리 빈곤과 발치의 종이 되는 길을 택했다
미국 남부를 대표하는 플로리다 베가위드는
노예 상인과 기회를 좇아 미국에 발을 디딘 사람들, 끈끈한 꼬투리 덕분에 의도치 않게 씨앗이 퍼졌다
눈에 띄지 않던 망초는 유전공학의 발달에 따라
제초제 저항성을 획득하면서 예상치 못한 잠재력을 뽐내게 되었다
비름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인간의 성향 덕분에 성공적인 잡초가 되었다
돼지풀은 전쟁과 경제개발의 여파를 타고 강변에서 농경지로 진출했고
전 세계로 전파되었으며 기후 변화 속의 오염된 토양에서 잘 자라는 능력을 발휘했다
강아지풀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농업의 확장으로
대평원에 진출할 길이 열리면서 주요 잡초가 되었다
책을 읽다보니 사람들이 살고있는 곳에
한 두 가지의 잡초들은 당연한 것같다
밟으면 밟을수록 잘 자라는게 잡초라고 했는데
그 잡초들이 더이상 진화하고 더이상 악랄해지지 않도록
잡초를 그대로 존중해 주는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우리가 하찮게 여겨온 풀들의
기발하고 성실하고 재치 넘치는
잡초들의 이야기
미움받는 식물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