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이 무채색이었던 건
내가 채색을 하려고 하지 않아서 였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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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눅 든 마음이 가장 미운 마음이라는 뭐 그런 이야기다.
자신을 너무 과대포장하는 사람도 보기 싫지만 자신을 너무 기죽이고 사는 사람도 밉기는 마찬가지니까. 사랑받지 못할거야, 성공하지 못할 거야, 노력해도 되지 않을거야, 우리들은 남들과 세상이 주입한 비관론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사랑 받으려만 하지 말고 내가 사랑하면 되고, 성공하지 못한다고 다 실패하는 것도 아니고 노력해도 되지 않는다고 노력마저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랑받고, 노력해서 결국 성공하는 인생이 다 남의 인생이란 법은 없으니까. 인생이 심심한 것은 자신이 모험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고, 사랑에 풍덩 자신을 내던지지 않았기 때문이고, 자신이 사건속으로 뛰어들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용하고 차분한 인생을 원한다면 그런 모험과 사랑과 사건을 피해다니면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런 모험에 사랑에 사건에 자신을 내던져야 한다.
당신은 그 중 어느 쪽인지?
이미지가 세상을 지배한다. 아니 지배하고 있다.
아름다움에 대한 끝없는 욕망. 아름다워 질 수 있다면 우리는 무엇이든 한다. 아니 그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아름다운 이는 아름답기 때문이에 아름답지 않은 이는 아름답지 않기 때문에
저마다 아름다움에 구속되어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그런 세상이다.
그런 외모지상주의 세상에 쉼표를 하나 넣은 것 같은 만화 <삼봉이발소>다.
외모는 중요하지만 외모에 못지 않게 마음도 중요하다는 동화같은 교훈으로 가득한 만화다.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읽게 된 만화책. 파란에서 연재했고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다는데
웹쪽 만화를 보지 않는 나는 잘 모르고 있다가 이렇게 책으로 나와야 볼 일이 생긴다.
하지만 웹만화는 웹으로 봐야 제 맛이고 종이 만화는 종이로 봐야 제 맛이 더 사는 것 같다.
<삼봉 이발소>는 단순하고 컬러풀한 그림, 한 편 한 편 짧은 호흡으로 이루어진 에피소드들, 꽉 짜여진 긴 스토리보단 비유로 가득한 문장을 던져 독자에게 제 몫을 넘기는 방법, 적당한 수준의 감동 등 웹 만화의 특징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래서 재미있고 그래서 조금 아쉽기도 했다. 책은 세 권으로 끝인데 무엇보다 하일권의 데뷔작이니 뭐 이만하면 아주 훌륭하지 않은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자신의 외모에 불만이 있든 아니든 외모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 본 당신 이라면, 그리고 남의 외모에도 관심이 있는 이라면, 누구든 공감할 뭐 그런 뻔한 이야기지만 그 뻔한 이야기를 너무 뻔하지 않게 지금 시대에 잘 맞게 그래냈고 이야기를 잘 펄쳤다. 비밀이 있지만 비밀 따윈 없는 것처럼 살아가는 주인공들, 비밀은 없지만 비밀이 있는 것처럼 살아가는 주인공들, 외모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모든 이들이 한번 쯤 생각해 봤을 공감할 만한 이야기, 눈에 보이는 것들은 중요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교훈적인 주제까지,ㅎㅎㅎ
한번 당신도 <삼봉이발소>를 방문해 보심이 어떨런지...
참, 이 만화가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잘생기고 키큰 주인공과 못생긴 여자 주인공이 등장해야 하는데 잘 생긴 남자 배우야 많겠지만 못생긴 여자주인공은 누가될런지, 못생기지 않은 여자 주인공이 못생긴 척 하고 나오지는 않았으면 하는 것이 나의 작은 바람이다. ^^;;
- 다락방서 허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