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만큼이나 두려운 건 죽음의 순간 찾아올 두려움, 그리고 그 이후 남겨지게 될 시체, 누군가 처리해야 할 시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살인보다 더 까다로운 건 살인 이후 처리해야 할, 피해자의 시체(이 경우, 피해자라고 하기엔 죽어 마땅한 인간이었지만)다. 시체 처리가 끝나면 기다리고 있는 건, 그 피해자의 부재를 설명하는 일이 남았다. 죽여 없애버리고 싶은 인간을 죽여 없애버리는 데까지 성공했다면, 그건 살인의 시작일 뿐이다. 시체가 발견되지 않으면, 피해자는 단순 실종자로 처리되고, 경찰은 성인 남성의 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