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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rkesworld Issue 91

[직수입양서] Clarkesworld Issue 91

Clarke, Neil / Swanwick, Michael / Sriduangkaew, Benjanun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표지가 나타나는 이슈가 저것밖에 없는 것 같아서 저걸 가져왔는데 실제로는 Clarkesworld, September 2017)에 텍스트가 공개되어 있다. 

The Secret Life of Bots

AUDIO VERSION 

2018 FINALIST: HUGO AWARD FOR BEST NOVELETTE, 2018 FINALIST: THEODORE A. STURGEON MEMORIAL AWARD

I have been activated, therefore I have a purpose, the bot thought. I have a purpose, therefore I serve.

It recited the Mantra Upon Waking, a bundle of subroutines to check that it was running at optimum efficiency, then it detached itself from its storage niche. Its power cells were fully charged, its systems ready, and all was well. Its internal clock synced with the Ship and it became aware that significant time had elapsed since its last activation, but to it that time had been nothing, and passing time with no purpose would have been terrible indeed. 

(계속해서 읽기 http://clarkesworldmagazine.com/palmer_09_17/ )


월-E를 즐겨 보았다면 좋아할만한 소설이다. 올해 휴고상 중편 부분 수상에 하나는 murderbot diaries 1이고 또 하나는 이 소설이다. Martin Wells의 소설은 Novella 부분이고, 이 소설은 그보다 짧은 Novelette 부분이다. 두 개의 중편 주제 모두가 의식이 있는 인공지능형 로봇을 소재로 한 점이 흥미로운데, 단편 부분에서 후보작 중 하나도 같은 주제라는 것을 보면, 확실히 인공 지능이 최근 트랜드이긴 한 거 같다. 


스페이스 액션 컨텐츠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그닥 끌리는 분야가 아니다. 그 넓고 깜깜한 우주에서 우주선에 탄 채로 떠다니면서 할 게 쌈질 밖에 할 게 더 있나.  all systems red 경우 먼 미래, 먼 공간 속 행성이 배경이지만, 어드밴쳐 장르적 콘텐츠는 최소한이고, 고집불통 착한 로봇의 복잡 미묘한 캐릭터를 1인칭 시점으로 끌어가기에 굉장히 흥미로왔고, 이 소설 역시 제목에 끌려서 읽게 되었다.


실제 우주선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기에, 잘잘한 액션 묘사에 쓰인 어휘가 따라가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지만 궁금증은 풀릴 정도였다. muderbot diaries에서도 그랬는데, 예전의 로봇들이 반란을 일으켜 인간과 전쟁을 주로 한다면 향후의 로봇들은 자율적 의식의 저번에까지 인간에 대한 헌신과 봉사 정신이 유전자에 새겨진듯하다. 


어느날 잠에서 깨어난 다용도 로봇은 자기가 비활성화된 동안 엄청난 시간이 흘렀으며, 그 엄청난 시간 속에서 봇들의 세계 역시 완전히 달라진 것을 알게 된다. 봇들은 전문화되었고, 봇넷이라는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있었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그 봇넷 커뮤니들을 통해 모두들 알고 있던 거였다. 수세대 만에 깨어난 봇9은 보다 근사하고 멋진 일을 수행하고 싶었지만, 우주선으로부터 해충을 퇴치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우주선 역시 봇의 일종으로 휘하에 모든 종류의 봇들을 거느리고 조정하고 있다. 


이 전문화된 봇들은 크기가 매우 작고, 종류도 청소봇, 함체봇, 식크봇 등 다양한데, 알고 보면 우주선을 움직이고 관리하는 자동화된 부품의 업그레이드된 버전 정도로 보인다. 봇들의 명칭은 숫자로 된 시리얼로 되어 있다보니, 4030이니 123456이니 하는 봇들이 볼 때 봇9이란 까마득한 전설의 봇이다.


숲속의 잠자는 공주가 막 깨어나서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누구나 다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을 때,  자신은 그 개념조차도 알 길이 없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그렇게 유명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비슷한 기분이었을까. 숲속의 공주와 봇9의 다른 점은 그는 인간이고 그것은 기계라는 점이다. 이 구형 멀티봇이 처음에 봇넷을 알게 되었을 때 봇넷의 존재 필요성을 의심한다. 태생 자체가 인간을 위해 봉사하기 위해 존재하는 봇들은 애초에 시스템으로부터 받는 탑다운 명령에 복종하는 것만이 존재 목적이 아니었던가. 자기들끼리의 상호 대화가 왜 필요한가. 그것은 존재 목적에 어긋나지 않은가. 하지만 봇들이 쉬는 시간에 봇넷의 액세스를 허용한 것은 그들의 최고 책임자인 우주선(역시 봇임) 자체다. 정보의 공유는 봇들의 효율성과 능률을 엄청나게 증가시킨다는 걸 알아챌 만큼 우주선은 똑똑하다.


봇9은 Incidental이라 불리는 해충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 하면서, 잠들어 있던 수세대간의 문화적 기술적 갭을 업그레이드 하지만, 그동안 인간들은 인류를 파멸하기 위해 지구를 향해 가고 있는 외계인들의 우주선과 사투를 벌인다. 지구와 충돌을 막기 위해 우주선체 자체와 충돌하여 장렬히 희생하자는 인간적 인간들과, 똑똑한 머리와 엄청난 개체수로 인간과, 지구, 그리고 자신들까지 모두를 구출하고자 하는 봇들이 만들어내는 유쾌하고 귀여운 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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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시골아낙

    원서들을 쓱쓱 읽어내셔서 아직 접하지 못한 책들을 소개해주시니 잘 읽고 있습니다 월 E를 재밌게 봤었는데 이 책도 번역되어 나오면 잘 읽을 것 같습니다

    2018.08.26 08:4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게스

      쓱쓱 읽는 게 아니라 낑낑 읽어요 ㅋㅋ 이 책은 얇아서 한 권으로 나오기는 어렵지 않을까 해요. 단행본 자체가 없거든요. 올해의 SF 선집이나 뭐 봇콜렉션 같은 거로 기획해서 나오면 모를까.

      2018.08.27 09:58
  • 파워블로그 나난

    저 또한 스페이스 액션은 그닥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게스님의 설명이 없었다면 전혀 몰랐을 책입니다.ㅎㅎㅎ

    2018.08.26 15:3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게스

      액션 파트가 없는 건 아닌데, 그닥 부각되지가 않고, 어찌됐든 이기기만 하면 되는지라 그닥 신경써서 읽지도 않고 그래요.ㅋ

      2018.08.27 09:59
  • 파워블로그 엘리엇

    우주선도 봇의 일종이라고 하는 구절을 읽으니 앤 레키 라드츠 삼부작 첫번째 이야기 생각나요. 앞 부분 조금 읽었는데요. 주인공인지 등장하는 캐릭터가 인공지능인데 인간 같은 몸을 갖고 있거든요. 보조체였나 그런건데 본체는 우주선이에요. 아이언맨 나오는 비전이 원래 목소리만 있던 인공지능이 몸을 얻은 그런 거잖아요? 그런 스타일이었어요. 잼나네요. 잠에서 깨어나 이제 좀 괜찮은 일 해보려고 했는데 해충박멸이라 ㅋㅋ 신선해요

    2018.08.26 23:23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게스

      아 그 책 저도 모두 구입했어요. 보르코시건 시리즈 다 읽으면 읽으려고요. 그런데 여기서는 봇의 조정을 그 우주선 본체가 다 하고 있고 모든 책임을 맡고 있고, 인간들은 우주선하고만 얘기해요. 그러다 회의에서 우주선이 뭔가 할 말이 있는 것처럼 주저주저하는 장면이 있는데, 선장이 뭐냐 얘기하라. 그러니까 우물쭈물하면서 봇들이 다 없어졌다고 하거든요. 여기서 없어졌다는 의미는, 연결이 끊겼다는 거. 그럼 eye들(CCTV 같아요)로 찾아보면 되지 않느냐 소리치니까, 우주선이, 우물쭈물하면서 eye들도 봇이라고 그러거든요. 그러니까 모든 부품들에 그 인공지능 모듈들이 다 들어있어서 제각기 자신들의 전문성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상호 통신하며 우주선을 관리하고 있는거고, 선장은 세부사항은 모르고 우주선이 모든 걸 알아서 하고 있는 거.. 그 장면이 완전 압권이에요.. 보르코시건 끝나면, 앤레키부터 읽어야겠네요

      2018.08.2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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