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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어게인

[영화] 비긴 어게인

개봉일 : 2014년 08월

존 카니

미국 / 로맨스,멜로 / 15세이상관람가

2013제작 / 20140813 개봉

출연 : 키이라 나이틀리,마크 러팔로

내용 평점 5점

남자가 음악을 들려줍니다. 출장 기간 중 새로 작곡했다는 노래입니다. 리듬에 몸을 맡기며 감미로운 남자의 노래를 듣던 여자는 서서히 얼굴이 굳어져갑니다. 남자의 눈동자가 흔들립니다. 여자의 눈시울이 젖습니다. 찰싹. 여자는 뺨을 때립니다. 여자는 압니다. 그 노래가 자기를 향해 부른 노랜 게 아니라는 것을. 5년간 두 사람이 함께 만들었던 노래와 사랑의 성은 한 사람의 성공과 함께 그렇게 물거품처럼 사라집니다. 남겨진 사람은 떠나야지요. 음악도, 노래도, 꿈도, 사랑도 모두 뉴욕에 버리고, 이제 고향으로 가려합니다. 



이런 친구 부럽지 않나요. 아무 것도 묻지 않습니다. 친한 친구는 압니다. 표정만 봐도.. 그녀가 이 밤에 왜 자전거를 타고 짐가방과 기타를 들고 거리를 걸어오고 있는지 표정을 보고 바로 알아냅니다. 그리고 무슨 일인지 묻는 대신 안아줍니다. 처음엔 저 통통한 남자와의 우정이 너무 잔잔하고 먹먹한 감동을 주었기 때문에 여자가 저 남자와 썸을 타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몇년전 저예산 영화로 만들어져 일부 영화관에서만 개봉했지만 입소문을 타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영화 [원스]의 감독 존 쿠니가 만든 영화입니다.



여러가지 면에서 원스와 비슷하기도 하고, 원스2의 느낌이 들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탑스타인 키이라 나이틀리와 마룬5의 보컬이라는 애덤 리바인이 출연하니 더이상 저예산 영화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화면과 흔들리는 영상처리 등에서 원스의 오마주란 느낌을 받지만, 확실히 돈을 더 많이 들인 영화라 음악도 훨씬 풍부했고, 개인적으로 노래도 원스보다 좋았습니다. 영상 역시 뉴욕의 구석구석에서 노래하는 장면들이 많아 화려합니다. 


태생적으로, 로맨틱 멜로디 영화란 대개 음악을 통해 관객과 교감하고 감동을 노래로 전달한다는 면에서, 딱히 별난 스토리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원스와 이 영화를 둘 다 본 사람들은 원스가 스토리는 더 좋다는 평들이 많다고 들었는데요. 저는 이 스토리도 좋았습니다.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는 음악 파트너이자 연인으로서 음악 작업을 함께 하던 데이브가 갑자기 스타가 되자 함께 뉴욕으로 왔지만, 고작 몇 주 만에 화려한 뉴욕 생활에 적응한 남자는 참으로 쉽게도 배신을 하는군요.



친구에게 떠밀려 뉴욕의 한 음악 카페에서 억지로 자신이 작곡한 노래 한곡을 부르고, 이 장면이 스타 음반프로듀서였지만 이제는 해고된 댄의 눈에 띄게 됩니다.  




댄은 골든 글로브 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고, 그 방면에 뛰어난 감각과 재능을 지니고 있지만, 현재는 알콜 중독자에 이혼남인 루저입니다. 둘은 이제 의기 투합하여 음반을 직접 제작합니다.


그리고 영화는 거의 대부분을 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 팀이 형성되는 과정, 와해되었던 가정이 화해를 시작하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 속에 음악을 통해 서로 교감하는 남녀의 우정일까, 사랑일까 그 아슬아슬한 흰색과 핑크빛 경계를 넘나들며 섬세한 감정을 음악 속에 아름답게 녹여내고 있습니다.



참으로 뻔한 스토리가 될 뻔 했지만, 그 뻔한 스토리를 잔잔한 감동으로 녹여주는 힘은 음악을 만드는 과정의 참신함에 있습니다. 그들은 아무것도 없이 한명씩 한명씩 함께 걸어갈 사람을 모으고, 거리에서 녹음을 시작합니다. 뉴욕의 구석구석, 그들이 가는 곳에서 나는 모든 소리가 음악과 어우러져 하나가 됩니다. 사이렌 소리와 아이들 공놀이 소리도 함께 음악이 되어 녹음 속에 담깁니다. 



서로를 알아가고, 음악을 통해 같은 걸 느끼는 중에 생기는 너무 소중한 감정.. 감독은 원스에서도 그렇지만, 이번 편에서도 그 소중한 걸 끝내 소비해 버리지 않고 소중한 채로 마음 속에 남겨 둡니다. 아쉽고 또 아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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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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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르소나

    저도 요고 봐야하는데~ 원스를 워낙 좋아했어서. ^^

    2014.08.28 15:3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게스

      요즘 영화들이 다 죽고 죽이는 영화라, 오랜만에 이런 영화를 보니 맘이 씻기는 듯 ㅎㅎ

      2014.08.28 16:35
  • 만병통치약

    남녀 사이에 친구가 어디있냐는!!

    2014.08.28 22:4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게스

      로맨스보다 우정이 더 로맨틱하지 않나요 흠

      2014.08.29 00:01
  • 스타블로거 초보

    영화는 안좋아하지만 흰색과 핑크빛의 경계가 어디쯤일까 생각해 보게 만드네요....ㅎ

    2014.08.29 06:2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게스

      남녀 사이엔 짜릿한 교감이 어떤 식의 감정으로 변할지 모르니까 흥미로워지죠.

      2014.08.2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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