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님아,그 강을 건너지 마오

[영화] 님아,그 강을 건너지 마오

개봉일 : 2014년 11월

진모영

한국 / 감동,다큐멘터리 / 전체관람가

2014제작 / 20141127 개봉

출연 : 조병만,강계열

내용 평점 5점

단관 수준으로 아주아주  적은 규모로 개봉했다가 입소문을 타고 점점점점 개봉관이 늘어난 영화입니다. 
CGV 무비 콜라쥐에서 봤습니다. 네이버에 찾아보니 예매순위 2위네요. 다큐영화입니다. 



커피랑 달콤한 맛 팝콘 사가지고 들어가느라고 조금 늦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나무를 지고, 할머니는 나무 가지 하나를 끌고 길을 걷고 있는 풍경에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그 뭉클함은 가셔지지 않았습니다. 





긴긴 질곡의 세월 75년을 함께 살면서 손을 꼭 잡고 서로에게 애틋한 마음을 한시라도 지우지 않은,

서로를 향한 사랑 그 꾸미지 않은 풍경은 한시간 반 내내 스카프를 적셨습니다(휴지가 없어서 목에 칭칭 감고 있었던 스카프로 코도 풀고 눈물도 계속 닦고 했더니 나중엔 젖었어요).



할머니는 6개의 어린 아이들의 내복을 삽니다. 

세살짜리 것 3개, 여섯 살짜리 것 3개.... 여자아이 셋 남자아이 셋 이었던 것 같습니다. 손주들 주고 싶어서 사나부다 했습니다. 

할머니는 12남매를 낳았고, 전쟁과 가난과 세월 속에 6명의 아이들을 잃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점점 숨을 가쁘게 몰아쉬면서 할머니는 담담하게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하셨던 모양입니다. 

할아버지 먼저 가서 아이들에게 입혀달라는 겁니다. 

이렇게 예쁜 내복을 가난해서 한 번도 사주지 못했다는 겁니다. 

그러니 먼저 가면 먼저 가서 아이들 만나면 입혀 주사는 겁니다. 

나는 조금 더 있다가 갈테니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으라는 겁니다. 


눈이 펑펑 오는 날 아침 할머니는 귀가 어두우신 할아버지에게 눈을 뭉쳐 드시라고 합니다. 

첫눈을 먹으면 눈이 밝아지고 귀가 밝아진다는군요.

"우리 할아버지 눈도 밝아지고 귀도 밝아지시오."

"우리 할머니가 준 눈을 먹으니 내  눈이 확 밝아졌어요"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사이 좋게 눈을 쓸어 길을 내다가 눈싸움을 합니다. 

그리고 눈사람을 만듭니다. 



다리가 아픈 할머니에게 할아버지는 호 해줍니다. 

"할아버지가 호 해주니 내 아픈 다리가 다 낳았어요"


통통하고 정정하던 할아버지가 점점 헬쓱해 갑니다. 

꽃을 따서 할머니 머리에 꽂아주던 할아버지, 숨쉬는 일이 점점 가빠집니다. 

함께 기르던 공순이가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할아버지가 앉아있던 의자가 텅 비었습니다. 



두 사람의 사랑이 너무나도 애틋하고 아름다와서 울었습니다. 

그래서 눈물이 펑펑 나왔습니다. 

행복하고 따스한데도 눈물이 나오는 이상한 영화였어요.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18

댓글쓰기
  • 바다별

    어머니랑 이모님이랑 영화를 보시겠다고 요즘 뭘하는지 알려달라고 하셨는데, 이 영화는 쏙 빼놓고 다른 영화 목록을 보여드렸어요. 두 분 다 남편을 먼저 보낸지 이십여년이 되어서, 괜히 눈물흘리실까봐요. 대신 스티븐 호킹 박사의 러브스토리를 담은 영화를 예매해드렸지요.

    2014.12.10 21:5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게스

      연세가 많으신 분들보다는 젊은 사람들이 더 느끼는 게 많을 듯한 영화에요. 펑펑 울고 싶을 때 봐도 좋을 것 같구요

      2014.12.10 22:56
  • 파워블로그 나난

    이 영화 다른분 리뷰 쓴것만 보고 엄청 울어버렸다는.못볼거 같아요.

    2014.12.10 23:4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게스

      슬프기만 한 건 아니고 중간 정도까지는 분명 애틋하고 행복한 영화인데도 처음부터 자꾸 눈물이 나더라구요. 스카프가 푹 젖도록 울었어요

      2014.12.11 00:37
  • 파워블로그 이수

    커플한복 입으신 두 분이 정말 정말 아름답습니다. 한켠 짠해집니다.

    2014.12.10 23:4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게스

      초라한 시골집이지만 어찌 그리 깨끗하고 할머니 할아버지 두 분 옷차림도 얼마나 정갈한지.. 할머니 애교도 만점 할아버지 개구장이

      2014.12.11 00:38

PYBLOGWEB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