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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

[영화] 라라랜드

개봉일 : 2016년 12월

데이미언 셔젤

미국 / 로맨스,뮤지컬 / 12세이상관람가

2016제작 / 20161207 개봉

출연 : 엠마 스톤,라이언 고슬링,J.K. 시몬스,존 레전드

내용 평점 4점

가을이 깊어지는 것과는 별 상관도 없이 몇일째 저조한 기분을 밝은 영화로 업시키려고 아침에 라라랜드를 틀었다. 극장에서 보지 않아서 그런가, 사운드바를 크게 켜놓고 나름 집중(밥먹으면서?) 해서 봤다. 워낙 평이 좋아서 그런지, 기대했던 것 만큼 엄청나게 휘몰아치는 감동의 파노라마는 아니었다. 춤도 많고, 노래도 열성적이었지만, 겨울왕국을 능가하는 고도로 극적인 음악적 효과를 주는 영화는 찾기 어려울 거 같다. 



가수 싸이가 저질 떼춤으로 국격을 한층 높여주실 때, 같은 음반에 속해있던, '어땠을까' 라는 노래가 있다. 마지막 장면을 본 후 그 노래가 머리속에 흘러다녔다.  로맨틱 코미디 혹은 그냥 로맨틱 영화의 묘미는 어긋난 사랑에 있다. 사랑했지만, 혹은 지나고 나니 그게 사랑이었지만, 기회가 있을 땐 그걸 날려버린 것에 대한 영화가 주로 울림을 준다. 왜 안그렇겠는가. 해피앤딩은 끝까지 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를 아 좋아 여기서 딱 끊자 하고 해피 출력이 가장 높은 지점에서 절단해서 그 순간에 The End 자막을 보여주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데, 이꼴 저꼴 다 보고 정인지 사랑인지 애증인지 혹은 그도저도 아닌 경제적 공동체 혹은 아이들의 공동의 부모로서의 역할로 내리막길을 가고 있는 러브라이프는 지금이 맥시멈 출력일 가능성은 적다. 그건 긴 인생동안 아주 짧은 기간에 불과하기에 지났거나 아직 때가 안되었거나 둘 중 하나니까.



어땠을까. 여자가 텅빈 객석 몇몇 친구들 앞에서 홀로 연기할 때, 그 자리에 남자가 있었다면, 혹은 그 객석이 꽉 차 있어서,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고, 남친에게서 꽃다발을 받았다면, 그랬다면 헤어지지 않았을까. 헤어지고 나서야, 후회되는 생각들.  이건 어떨까. 카페에서 남자를 본 순간 흐르는 재즈 피아노 선율에 얼음처럼 얼어버린 여자가 그 재즈 곡 때문에 막 해고된 남자에게 말시켰을 때, 외면하지 않았더라면, 그랬다면 어땠을까. 그런 외면이 있었어도 천성적으로 밝고 해맑은 여자 성격 덕분에 밀당처럼 게임처럼 다른 우연을 새로운 인연으로 만들어, 둘이 각자 꿈꾸는 삶이 사랑과 결합되는 시간 속에서는 그 첫 장면은 오히려 서로의 만남에 활력을 주는 이야기의 일부였을 뿐일 게다. 하지만 헤어지고 나서는 아쉬운 것들만 눈에 밟힌다. 사이의 노래 가사처럼. 그랬다면 어땠을까. 첫 만남 조차도 카페 전체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재즈를 들어주고 음악에 대해 칭찬해주고 싶어했던 사람에게 그토록 퉁명스럽게 치고 나가버린 일은 헤어지고 나서야 되돌리고 싶은 순간, 바꾸고 싶은 역사가 된다. 


...

어땠을까 내가 그때 널
어땠을까 잡았더라면
어땠을까 
너와 나 지금보다 행복했을까
어땠을까 마지막에 널
어땠을까 안아줬다면
어땠을까 
너와 나 지금까지 함께 했을까


서로가 같은 꿈을 꾸지 않는 이상, 혹 같은 꿈을 꾼다 해도, 사랑과 꿈 둘다 이루기는 어렵다. 사랑이 우선이라면, 둘 중 한사람의 꿈은 다른 한 사람의 꿈의 희생 위에서 건설된다. 한쪽이 꿈이 없으면 편한데, 꿈이 있어야 사랑도 가능하다. 사랑에 필요한 에너지는 최소한 꿈을 꾸고, 거길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 가진 열정을 필요로 한다. 그 열정이 사랑 때문에 사그라진다면, 사랑 역시도 쉽게 퇴색한다.  그 꿈이 무엇이라 해도. 사랑이란 건 상대에 대한 존중이기도 하기에, 상대가 꾸는 꿈을 존중하는 것이기도 하기에, 둘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영원히(조금씩 바래지긴 하겠지만) 사랑할거라고 해도, 각자의 길을 걷는 일을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래야 훗날 어땠을까 같은 노래를 들으면서 감상에 빠질 수 있다. 


아름다운 도시 풍경, 재즈 선율과, 춤, 노래 모든 것이 잘 어우러진 좋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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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은노래한다

    비슷한 거 또 있어요. V.O.S의 '젊은 날' 가지 말라고 그 때 말했다면 니가 내 곁에 살았을까 푸른 초원에 그림 같은 집 짓고서... 저도 이 영화는 소장용으로 구매만 해놓고 아직 보지 못했다는. 다들 너무 격찬을 해서 오히려 실망하게 될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위쪽 사진을 보니 궁금하네요. 두 사람이 같이 꿈을 꾸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꿈이 다른 한 사람이 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2017.10.29 21:23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게스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되었든 간에, 저에게는 해피한 엔딩이었어요. (아직) 안 볼걸 왜 미리 수집하는지 ㅋㅋㅋ 소장용 (다운로드용 ) 비디오는 보고 싶을 때 보고 나서 소장하던지 결정하면 되는 거 아냐요? 영화는 소장해놓고 다시보기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거 같아요. 다행히 하드 디스크 어딘가에 짱박혀서 크게 공간이라고 차지할만한 것은 보이지는 않겠지만, 계속 안보면 포맷이 후져지게 되어서 결국 마찬가지, VHS 비디오도 아직 못버리고 있는
      거 있고, DVD 세트 박스도 이제 화면 구려서 못보는데 책장 깊숙히 짱박혀 있고, 예전에 다운받아놓은 여러가지 시리즈물도 CD에 담겨 뒤채이기만 해요. 그나마 하나 꼭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가 있는데 보스턴 리갈이라고, 내가 그걸 굽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넣었다 뺐다 기다리는동안 왔다갔다 어떤 사람이 빌려가서 안줘. 볼 때마다 DVD 드려야되는데 드려야되는데 하면서, 내가 그냥 가지라고 웬만하면 그러겠는데, 꼭 다시 보고 싶어서... 그 말 안했는데 연락도 끊김.

      2017.10.30 10:41
  • 파워블로그 모모

    평이 좋다곤 하지만 본 적이 없어여. 글을 읽으니 사랑과 꿈은 정말 같이 할 수 없는 건가 싶어여..^^

    2017.10.30 10:5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게스

      아 그건 영화를 보면서 제가 했던 생각일 뿐이죠. 상호존중과 환경이 잘 받쳐준다면, 충분히
      함께 같이 갈 수도 있을 거에요 ^^

      2017.10.30 10:52
  • 파워블로그 나난

    지난 추석때 영화를 지상파에서 해주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안 봤었죠. 뮤지컬 영화를 유독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 그 반대인가봅니다.

    2017.10.30 11:2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게스

      뮤지컬 영화를 여성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긴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좋아하지는 않겠지요. 저는 뮤지컬 자체보다는, 뮤직과 영화적 스토리가 합쳐지면 더욱 드라마틱해져서 좋아하는 것 같아요

      2017.10.3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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