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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서술자

[도서] 다정한 서술자

올가 토카르추크 저/최성은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최근 읽은 비슷한 류의 책들 중 가장 좋았던 올카 토카르추크의 <다정한 서술자>. '읽는 기쁨이란 이런것이었지'하고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깊은 사유, 통찰력, 그리고 그것을 적확하게 담아내는 문장. 나에게는 꼭 이런 문장이 필요했다. 날카로우면서도 동시에 낙관적인 문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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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담긴 에세이와 강연록은 저자가 작가 혹은 예비 작가들에게 건네는 말로 꾸려져있지만, '글쓰기'를 '삶을 살기'로 바꾸어 읽어도 무방하다. 누구나 비대해진 자아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이 시대에 어떤 글을 써야 하는가 하는 물음은 결국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도 닿아있기에. 저자는 그 해답을 '다정한 서술자'에게서 찾는다. '나'에 국한되는 일인칭 서사가 아니라 연결된 전체를 아우르는 사인칭 관찰자 시점을 가질 것. '연민의 상상력'을 가지고 '새롭고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대상을 바라볼 것.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해주는 것은 바로 문학이라고, 저자는 거듭해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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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문학만이 우리로 하여금 다른 존재의 삶 속으로 깊숙이 파고 들어가서 그의 당위성을 이해하고, 그들의 감정을 공유하고, 그들의 운명을 체감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35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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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중심 주의에서 벗어나 세상에 나라고 할 것이 없음을 알고,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기. 이것은 매 순간 우리의 내면에서 성취되어야 한다. <다정한 서술자>에 따르면 우리는 문학을 통해서 바로 이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관점과 시각'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문학이 아우르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캐릭터의 내면을 탐험하며, 신화와 우화의 세계에 발을 담그며, 우리는 우리 자신이 세상의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문학을 읽는다는 건 생을 여러번 사는 것과 같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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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문학이라는 이름의 이 모든 현상에서 본질은 '읽기'이므로 나는 여러분이 '쓰기'가 아닌 '읽기'에 몰두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18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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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문학-읽기, 그것이 우리를 구할 것이다. 올가 토카르추크의 단단한 문장을 따라가노라면 정말로 그럴 수 있으리라고 믿게 된다. 나는 이 낙관적인 믿음이 너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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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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