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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제 오페라 카르멘

[도서] 비제 오페라 카르멘

프로스페르 메리메 저/ 남희영 편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운명의 반전으로 인한 인생유전'- 비제의 카르멘



이 작품이 처음 파리에서 초연되었을 때는 실패로 끝났다고 합니다.

당시 파리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바그너의 작품과 스타일이 비슷한데다 비극으로 끝나기 때

문이었죠.

거기에 실망한 비제는 37세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하지만 그의 사후에 이 작품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품 중의 하나가 되었으니,


그것도 인생의 아이러니가 아닐까 싶습니다.


줄거리는 널리 일려진 대로, 카르멘이라는 집시 여인과 그를 사랑하는 돈호세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입니다.

카르멘은 동료 집시들과 언쟁 끝에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히고 기병대의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그녀는 순진한 하사관 돈 호세를 유혹해 도망치는 데 성공하지만, 돈 호세는 직무태만으로

그녀 대신 감옥에 갇히고 맙니다.


풀려나온 후, 그는 카르멘의 요염한 자태를 잊을 수 없어 그녀를 찾아나서고, 집시들과 어울려

밀수업자와 한 패가 됩니다.

그러나 카르멘은 투우사인 에스카밀로에게 마음을 주고 있는 처지입니다.

결국 카르멘에게 농락당했다는 것을 안 돈 호세는 결국 그녀를 죽이고 맙니다.

한순간의 운명의 반전으로 극적인 인생유전을 격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데 가 있습니다.

아마도 카르멘이 인기 잇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카르멘은 본능적으로 살아가는 여인입니다.



전문적인 용어를 쓴다면 반사회적인 인격, 경계선 인격, 그리고 히스테리 인격이 골고루

합쳐진, 한마디로 문제있는 여성인 셈입니다.

이런 타입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고 자기 필요에 의해 상대방을 이용하는 것에 죄책감

을 느끼지 않습니다.

원하는 것은 즉각적으로 만족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성적인 유혹도 서슴치 않습니다.

카르멘이 돈 호세를 유혹하고 이용한 것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자신의 본능에 충실했던 것 뿐이지요.


비극은 돈 호세가 그런 카르멘에게 진정한 사랑을 기대했다는 점입니다.

돈 호세는 카르멘을 만나기 전까지는 지극히 이성적이고 자기가 속한 사회의 규범을 잘 따르

 

고 도덕과 윤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남자입니다.

그런 그가 어떻게 카르멘과 같은 여자를 좋아할 수 있는가,.

물론 카르멘이 가지고 있는 현실적인 매력은 차치하고라도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는 이유는 무

엇일까요?


사실 인간의 마음 속에 자리한 본능 중 가장 강력한 것은 성적인 욕구와 공격성의 욕구입니다.

이것을 어떻게 조절하는가가 그 사람의 인격적 성숙을 결정합니다.

물론 사람들은 평소 자아의 힘으로 그것을 억누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마치 우리의 그림자와도 같아서, 굉장히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약간의 틈새만 조여도 그냥 튀어나오는 것입니다.


돈 호세 역시 카르멘을 보고 한눈에 반하면서 틈새가 벌어지고 맙니다.

그가 좋아하는 카르멘의 모습이 그의 내부에 잠재해 있는 본능을 일깨우는 요인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그의 일부분일 뿐, 그가 추구하는 인생의 모습은 아니기 때문에 갈등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카르멘의 배신, 사랑하는 어머니의 죽음 등이 결국 그를 혼란으로 몰아넣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길로 치닫게 된 것입니다.


카르멘과 돈 호세의 비극은 분명 우리의 마음을 흔듭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모두 그 두 사람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잠재적인 욕구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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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피러샤

    비제는 오페라음악에 뛰어난 작품을 남겼는데, 어느 것이나 등장인물의 정확한 표현,
    빈틈없는 무대구성, 세련된 작곡기법과 새로운 맛으로 당시의 오페라계에 큰 자극을 주었죠.
    특히 《카르멘》은 노래도 음악도 낭비가 없으며, 극과 음악이 잘 융합되어 있죠.
    이는 프랑스의 노래답게 샹송이나 쿠플레를 도입하였으며, 악기의 개성을 잘 살린 데도
    그 원인이 있을 것이예요.
    이국정취가 많이 풍기는 이 곡은 그의 다른 어떤 작품보다도 뛰어났으며,
    이 작품은 같은 시대에 있어서나 그다음 시대에 있어서나 특히 베리스모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죠. 그의 극음악적 재능은 특히 제4막의 대단원의 장면에서 노래가 서로 얽히면서 합창과 관현악이 숨막힐 듯이 밀집 ·응결하는 극적 효과에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죠.
    이 작품은 드뷔시의 《펠레아스와 멜리장드》와 함께 R.롤랑이 말했듯이
    프랑스오페라의 쌍벽을 이루는 명작으로서, 지금도 높이 평가되고 있답니다.

    2010.10.09 12:12 댓글쓰기
  • 노맨틱기타리스트발표맨

    카르멘이 돈 호세를 유혹하는 장면에서의 아리아가 정말 멋지지요..
    샹송다운 분위기로 귀여우면서도 매혹적으로 표현하는 배우도 있고,
    도발적이고 강렬하게 유혹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배우도 있어서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신나는 서곡에서부터 투우사의 노래까지 카르멘만큼 시작부터 끝까지 좋은 음악으로만 도배된 오페라가 거의 없잖겠어요.
    이렇게 좋은 작품을 파리 사람들이 싫어했다니..^^;;
    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는 편견은 좋은 것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 암흑과 같은 존재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2010.10.16 12:38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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