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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그 삶과 음악

[도서] 모차르트, 그 삶과 음악

제러미 시프먼 저/임선근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과연 여자는 다 그럴까?”- 모차르트의 <코지 판 투테>

 

모차르트의 오페라 <코지 판 투테>입니다.

 

사랑에 빠지는 심리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외로움 때문입니다.

 

누군가로 인해 자신의 외로움을 채우고자 하는 무의식적인 심리가 그것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을 만나면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그리하여 상대방이 나를 편안하게 해주고 보호해 주리라고 기대하고 또 그렇게 믿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음 한켠에서 그런 상대방의 마음을 시험하고 싶은 유혹이 생겨납니다.

 

정말, 그는 나의 신뢰를 배반하지 않을 만큼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 걸까,

 

어떤 변수가 생기면 혹시라도 마음이 달라지지 않을까, 과연 그를 믿어도 되는 걸까 등등,

 

그 질문에 관한 오페라가 바로 모차르트의 <코지 판 두테>입니다.

 

 

나폴리의 청년 사관 페르란도와 글리엘모는 각각 도라벨라와 피로르딜리지 자매와 약혼한

 

사이입니다.

 

이 두 쌍의 사랑을 노총각 돈 알 폰조가 시험합니다.

 

두 남자가 떠나 있는 동안 그 두 여자가 과연 다른 남자의 유혹을 견뎌내는가를 시험하자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강경하게 반대하던 두 남자도 그만 내기에 동의합니다.

 

물론 자기의 약혼자는 절대 흔들림이 없을 거라고 굳게 믿으면서. 그러나 ‘여자란 다

 

그래’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그들의 마음 속에는 여자들을 믿지 못하는 불신이 이미 싹터

 

있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정말 사랑한다면 알폰조가 무슨 말을 해도 그런 내기에 동의하지 말았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마음 한 켠에서 들려오는 속삭임, 그녀가 정말 나를 사랑하는지

 

시험해 보고 싶다는 그 은밀한 유혹의 속삭임에 굴복하고 맙니다.

 

 

‘여자란 다 그래’라고 하지만 만약 입장을 바꾸어 두 여자가 자신들의 사랑을 시험했다면

 

아마도 오페라는 결말이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감히 자신들을 시험했다는 것만으로도 분개해서 여자들 곁을 떠나갔을 테니까요.

 

 

아무튼 알폰조로부터 남자들이 갑자기 전쟁터로 떠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자매는

 

눈물로 이별을 슬퍼하고, 자신들의 정절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건 꿈에도 생각하지

 

못합니다.

 

 

한편 두 남자는 각각 멋진 외국 신사로 변장하고 자신들의 약혼자 앞에 나타나 근사한 말로

 

사랑을 호소합니다.

 

처음에는 절대로 변할 것 같지 않던 두 여자도 남자들이 사랑을 받아주지 않으면 약을 먹고

 

죽겠다느니 뭐니 하는데다 실제로 약을 먹고 쓰러지자 그만 마음이 흔들리고 맙니다.

 

자기 생명을 던져서까지 사랑한다는 것만큼 강력한 유혹도 없기 때문이지요.

 

 

먼저 남자에게 마음을 빼앗긴 쪽은 동생 도라밸라입니다.

 

이 설정도 꽤나 상징적이고 재미있습니다.

 

임상에서도 흔히 장녀나 장남은 보수적이고 체면을 존중하는데 비해 둘째는 자유로운 것을

 

추구하고 반항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언니 피오르딜리지 역시 남자가 내 사랑을 받아주지 않으려거든 차라리 내 칼로 나를

 

찢어달라는 둥 하고 나오자 그만 마음이 흔들리고 맙니다.

 

그리하여 처음과는 달리 도라벨라는 언니의 애인인 글리엘모와, 언니는 페르란도와 짝을

 

이루기에 이릅니다.,

 

여자들은 알폰조의 수작에 넘어가 결혼 계약서에 서명까지 합니다.

 

그런데 그날밤 옛애인들이 돌아오고 너무도 놀란 두 여자는 잘못했다고 빌고,

 

결국 그것이 남자들의 연극이었음이 드러나는데 여기서 정말 말도 안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여자들의 마음을 시험하고 연극까지 꾸민 남자들은 여자들이 정절을 지키지 못했다고

 

무섭게 화를 내는데 정작 화를 내고 분개해야 할 쪽은 여자들이 아닌가 해서입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자신의 사랑의 시험당한다는 것은 배신의 아픔만큼이나 큰 상처를 주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남자들이 모르는 것이 있습니다. 사랑도 이 우주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생겨나는 때가 있으면 사라지는 때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세상에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그들은 외면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여자들로서는 새로운 사랑 앞에 무릎을 꿇는 것이 어쩌면 당연했는지도 모릅니다.

 

모르기 해도 약혼자들과는 평범한 연애를 했을 것입니다.

 

죽음을 불사한 연애는 아니었겠지요.

 

그런데 이번에 새롭게 경험하는 사랑은 전혀 다릅니다.

 

비로소 미친 듯한 열정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 아마도 이 제목은 이렇게 고쳐야 진실이겠지요.

 

 

‘인생은 다 그래’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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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피러샤

    미풍이 불어오네.
    파도는 조용하고
    만물은 인자하게
    우리를 대해주네.
    우리들 소망에 미풍이 불어오네.
    모차르트의 오페라 , 코지 판 투테는 오버추어와 2막 구성으로 바람기 많은 두 쌍의 연인들을 중심으로 늙은 철학자와 말 많고 약삭빠른 하녀 등의 인물을 등장시켜 익살스럽고도 복잡한 상황을 간결하고도 변화무쌍한 음악으로 잘 표현해내어 모차르트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답니다.

    2010.11.08 16:09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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