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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파랑

[eBook] 천 개의 파랑

천선란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휴머노이드 기수, 에이스 말, 은혜와 연재, 그의 엄마 보경이 펼쳐내는 따뜻하지만 단호한 이야기다.

휴머노이드 기수 콜리는 에이스 말 투데이와 함께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 투데이는 주로를 힘차게 달리는 것을 좋아하고, 은혜는 관절이 닳아 안락사 위기에 처한 투데이를 아끼고, 낙마해 하반신이 고장났으면서 하늘을 구경하는 콜리를 이상하다 생각한 콜리를 연재는 데려오고, 그런 은혜와 연재를 엄마 보경이 보호하고 있다.

그들이 갖고 있는 감정의 기반은 모두 애정이라고 생각한다. 휴머노이드 콜리는 애정이라는 감정이 없지만 그가 알고 있고, 그를 통해 구축한 모든 행동을 인간은 애정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이에 로봇인 콜리도 애정을 갖고 있기에 그렇다고 칭했다.

먼저 동물을 정말 좋아하지만 천 개의 파랑을 통해 경마장 말들의 실체에 대해 알게 된 것이 반성됐다. 경마장의 말들은 태어날 때부터 좁은 마장에 갇혀 빨리, 더 빨리 배우는 것만 배운다. 그렇게 관절이 닳아 뛰지 못할 때까지 빨리 달리기만 하는 말들은 더 이상 달릴 수 없게 될 때 삶이 끝난다. 뛰지 못하는 말까지 관리해주지 않기 때문에 안락사 당하는 것이다. 어리고, 관절 외엔 모든 곳이 건강해도 그들의 삶의 목적을 인간이 빨리 달리는 것이라고 정했기 때문에 인간이 지정해준 목표를 이루지 못하는 말은 살아야 할 가치가 없는 말로 분류가 된다. 인간의 필요로 인해 태어나 쓰여지다 인간에게 불필요해지자 인간의 선택에 의해 삶이 끝난다.

그 뿐만 아니라 경마장 승부조작으로 인해 말들에게 학대가 이뤄지기도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악독하고 잔인한 행동이다. 물론 이 일이 소설 내에서의 일인지 현실에서도 이뤄지는 일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존재는 언제나 영화나 소설에서 묘사되는 것보다 더 잔인한 개체이기에 소설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을 것이다.

투데이는 다행히도 콜리와 은혜, 연재, 지수, 복희, 민주 등 모두의 도움으로 공론화가 되어 동물보호 단체에 의해 제주도의 마사로 옮겨져 삶을 살게 된다. 하지만 이건 투데이만의 행운일 뿐이다. 투데이는 은혜가 특히 아꼈기에 삶의 기회가 주어졌지만 그렇지 않은 말들은 투데이의 원래 운명과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결국 살게 되는 말 또한 인간의 선택이 있어야만 삶을 이어갈 기회가 주어지는 것으로 느껴져 씁쓸했다.

이 글을 작성하며 찾아보니 아직 경마 경기가 많이 이어지고 있다. 경마장 데이트나 이색 놀거리, 가족나들이 등 베팅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많은 블로그 포스팅을 읽어보며 느껴진 쓴 맛은 그 누구도 말의 안녕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말이 어디에서 왔는지, 어떤 환경에서 지내는지, 경마를 못 하게 된 후의 말의 생은 어떤 방식으로 이어지는지 관심 없고 그저 즐기기 바쁘다.

동물을 이용하여 놀거리를 제공하는 그 모든 것이 너무 불편하다. 아쿠아리움, 동물원, 경마장, 생태체험관 같은 모든 곳들의 존재 이유는 그저 인간을 위해서다. 하루에 몇만, 몇십만 키로미터를 이동하는 돌고래를 잡아다가 사람이 걸어다니며 구경할 수 있는 만큼의 작은 수족관에 가둬놓고 그 곳에 아이들을 데려가고, 데이트를 하고, 볼거리, 놀거리를 제공한다. 우리는 단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생명을 착취하고 있다.

언제나 수요가 있기에 공급이 존재한다. 나 한 사람이라도 궁금한 걸 참고, 가고 싶은 욕구만 참는다면 더 많은 동물이 각자가 살아야 할 환경에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

롯데월드에 데려온 벨루가 3마리 중 2마리는 죽고 남은 1마리는 자폐 현상을 보인다고 한다. 이를 알면서도 그 곳에 갇힌 벨루가를 보며 즐거워하고 맘 편히 보낼 수 있는 사람이 아직 너무나도 많다.

SF소설이지만 투데이의 삶을 들여다보며 동물권에 대한 더 많은 것을 느꼈다.

휴머노이드 콜리가 가진 천 개의 파랑처럼 많은 동물들도 천 개, 만 개의 파랑 속에서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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