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다른 나라의 언어를 왜 그렇게 목숨을 걸고 배우려고 하는 걸까?"라는 질문이 이처럼 세상 물정 모르는 멍청이처럼 보이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세상 모든 것이 유행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시들해지기 마련인데 영어공부에 대한 열풍은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사그라들지 않습니다.
10년 뒤에는 사그라들까요? 장담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겁니다. 이미 영어는 특정된 어느 나라의 언어가 아니라 전 세계의 언어이기 때문이죠.
영어공부, 잘 되시나요?
우리는 아주 어릴 적부터 영어를 배웁니다.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숫자를 영어로 배우고 영어 비디오를 시청하고 "엄마, 아빠, 고마워."를 "Mom&Dad, Thak you."와 같이 가르치고 배웁니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원어민 선생님이 있는 어린이집은 다른 어린이집보다 비싸지만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심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바이링구얼(bilingual)은 기본이고 멀티링구얼(multilingual)로 자랄 환경에 있는 아이는 뭔가 특권을 갖고 태어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런 환경이 아니기에 영어공부를 위한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어릴 때부터 계속 지속합니다.
제가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오디오 방송을 하고 있는데 거기서도 가장 많은 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단연 '영어공부'에 관한 방송입니다.
당연히 회원 수나 클릭 수도 다른 방송에 비해 압도적입니다.
하지만 방송의 콘텐츠나 진행 방법은 대부분이 비슷합니다. 그런 걸 볼 때마다 '이렇게 똑같은 콘셉트의 방송이 많이 필요한가?' 싶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되는 것에는 이유가 있겠죠.
학교에서도 배우고 유튜브나 오디오 방송으로도 배우고, 따로 어학 학원도 다니고, 스터디 모임까지 가지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배우는 영어이지만 그래도 부족함을 느끼게 되는 영어공부.
이유가 뭘까요?
무엇이 문제일까?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이 문제라며 외우기식, 시험 보기식의 공부 방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맞아. 맞아.' 하며 동조하지만 '그래서 어떻게?'
단어와 문법 위주로 공부하지 말고 영어회화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며 영어회화 공부 방법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며 어릴 적 영어 공부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었던 전설의 문법책들을 떠올리며 헛웃음이 나옵니다.
이 책은 해외연수는 물론이고 그 흔한 영어학원에도 가본 적이 없는 저자가 어떻게 영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게 됐는지에 대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굉장한 자기 확신에 찬 명쾌한 답을 알려줍니다.
저자는 신경정신과 의사라고 자길 소개하면서 학교 다닐 때는 공부를 잘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대학도 다섯 번이나 낙방했고 내신이 좋지 않아 원서를 들고 갔을 때 비아냥까지 들었다고 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그런 저자가 영어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은 특별한 이유가 아니었습니다. 아마 영어를 잘 하고 싶어 하는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일치합니다.
바로 "영어로 나오는 말을 해석을 보지 않고 그대로 알아듣고 싶고 같이 웃고 싶다."였습니다.
신경정신과 의사가 추천하는 영어공부 방법이라고 해서 어렵거나 어떤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마 어떤 사람들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을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알지만 하지 않고 있을지 모르는 방법입니다.
핵심은 이렇습니다. 영어로 된 방송을 많이 자주 습관적으로 틀어놓고 듣고, 받아쓰고, 읽어보고, 계속 듣고, 혼자 말하는 연습을 해보고 주변을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라는 것이죠.
책에는 당연히 이보다는 조금 더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어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사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이 다른 책들과 다른 점이라면 이런 방법이 우리 뇌에 어떤 작용을 하고 실제로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해 의사로서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조금 더 신뢰가 가는 부분입니다.
나를 일상생활 속에서 영어에 계속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냥 흘러 듣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는 예전에 그냥 계속 영어 방송이나 음악을 틀어놓고 있어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서 그렇게 해본 적이 있었는데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고 하네요.
뭐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말이었을까요?
책을 읽고 난 뒤 영어공부에 대한 방법을 새롭게 알았다기 보다 이정표를 만난 느낌입니다.
'아! 진짜 이렇게 한 번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어를 시험공부처럼 해야 하는 사람들 말고 대화를 나누듯 회화를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저도 저자가 알려준 방법대로 한 번 시도해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어쨌든 끈기와 인내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