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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아

[영화] 멜랑콜리아

개봉일 : 2012년 05월

라스 폰 트리에

덴마크, 스웨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 미스테리,환타지 / 15세이상관람가

2011제작 / 20120517 개봉

출연 : 커스틴 던스트,샤를로뜨 갱스부르

내용 평점 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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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SF, 미스터리, 판타지 | 덴마크 , 스웨덴 , 이탈리아 , 프랑스 , 독일 | 136분 | 개봉 201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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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스 폰 트리에
 ;커스틴 던스트(저스틴), 샤를로뜨 갱스부르(클레어)
 ;[국내] 15세 관람가 [해외]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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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영화를 좋아하세요? 저는 개인적으로 따뜻한 드라마를 좋아합니다. 매번 뻔한 스토리에 해피 엔딩으로 끝날지라도 영화관을 나서면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영화를 좋아합니다. 가끔 예술 영화를 즐겨보기도 합니다. 깊이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영화나 범죄 스릴러도 좋아합니다. 그런 제가 상당히 기피하는 영화가 있는데 그건 영화관에서 나왔을때 소위 말하는 '멘붕' 상태가 되게 만드는 영화들입니다. 예술 영화인지 퇴폐 영화인지 뭐가 뭔지 영화가 끝난 뒤에도 도무지 알 수 없는 영화들은 보기도 전에 일단 거부감이 들기 때문에 아예 보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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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지독히도 회의적이고 부정적이며 ;그 사상이 의심스러울정도로 독특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그의 ;영화들을 보고나면 정말 '멘붕' ;상태가 되는 상황이 한 두번이 아닐 정도로 왠만한 정신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해하기 힘든 영화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제가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를 다시 보고 싶었던건 제목에 대한 호기심과 트레일러에서 본 영상미 때문이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멘붕' 상태를 만들어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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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ancolia]

[여성명사] 1. 우울, 우수, 울적함 2. 슬픔 3. [의학] 울증, 우울병, 우울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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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목인 멜랑콜리아(Melancolia) 는 '우울증' 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봤다면 훨씬 쉽게 공감이 가는 컷들이 많았을 것 같더군요. 영화 속 주인공인 저스틴(커스틴 던스트)은 바로 감독인 라스 본 트리에 감독 자신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이 영화는 감독 자신을 드러낸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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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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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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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는 그 순간 그야 말로 충격적이였습니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이렇게 아름다운 영상미를 보여준다는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프롤로그. 물론 아름다움과 함께 말할 수 없이 심각하고 우울한 정서도 함께 느껴지는 장면들이였지만 ;영화의 시작 장면이 아니라 클라이막스라고 해도 될만큼 장엄한 장면들과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의 서곡이 배경음악으로 함께 나오면서 무려 8분 동안 엄청난 미학이 담긴 영상이 슬로우모션으로 보여집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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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 영화의 모든 부분은 이 8분 안에 함축되어 담겨져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현실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도 암울하고 초현실주의적인 영상. 지구의 20배는 더 커보이는 멜랑콜리아 행성과 지구의 충돌로 세상이 멸망한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 이 엄청난 미학과 많은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프롤로그가 끝나고 영화는 갑자기 현실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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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의 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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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바로 이 서곡(Overture) 인데, 영화를 통틀어서 온 뮤직(On music - 영화 안에서 연주되어지는 음악)을 제외하고는 이 서곡이 주요장면마다 ;계속 장면 장면 마다 흐릅니다.

이 서곡의 핵심 모티브에 등장하는 이른바 "트리스탄 화성" ;은 음악사에 있어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리샤르트 바그너 고유의 테크닉인 "라이트모티브" 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작품으로 해결되지 않고 끝없이 반복되는 갈등을 그린 비극 작품입니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바그너의 이 "라이트모티브" 기법을 영화적으로 해석하여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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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장 저스틴 - 삶,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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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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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쉴 수 없는 프롤로그가 끝나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카메라는 신혼 부부의 차 안을 비춥니다. 저스틴과 마이클이 자신들의 결혼식 축하를 위해 모인 사람들이 모여 있는 더 저택으로 향하고 있는 길입니다. ; 여기까지는 ;이 둘 사이에는 아무 문제도 없어 보입니다. 그들이 길에 맞지 않는 커다란 리무진을 끌고 좁은 오솔길을 들어와 2시간이나 사람들을 기다리게 했지만 그것에 크게 불만을 보이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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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행복해야 하는 결혼 축하 파티 자리지만 저스틴의 행동이 조금 이상합니다. ;걱정스러운듯 언니와 마이클이 괜챦은지 물어보지만 저스틴은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상 증세를 보이는 저스틴의 행동 때문에 결혼 파티는 엉망이 되고 결국 마이클은 떠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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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으리으리하게 큰 이 대 저택은 저스틴의 형부의 집으로 마치 세상과 동떨어진 또 다른 세상 같은 느낌을 주는데 이런 느낌은 이 영화의 모든 배경이 이 주택에서 시작되고 끝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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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프롤로그 영상에 나오는 이 장면은 너무나도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얀 신부 복장을 하고 있는 저스틴의 모습은 마치 죽은 사람을 흘려보내는 것처럼 ;비춰집니다. 주변의 색감 역시 생명을 뜻하는 녹색의 자연이지만 상당히 어둡고 우울한 컬로로 전체적인 분위기는 살아 있는 생명이라기 보다 죽어 있는 시체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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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을 안고 살아가는 기분이 바로 이런 것일까요? 살아도 죽어 있는 것 같고,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은 계속해서 무언가가 붙잡고 있어 걷기 조차 힘든 그런 상황일까요? 저스틴은 그런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아마 극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감독 자신 역시 이런 것을 알기에 이렇게 표현이 되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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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장 클레어 - 죽음, 세상의 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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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멜랑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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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멜랑콜리아' 행성은 당연히 만들어낸 행성이지만 그 의미가 담고 있는대로 우울, 상실감을 나타냅니다. 지구 보다 거의 20배 가까이는 큰 행성으로 나오는 '멜랑콜리아' 행성은 어쩌면 자기 자신 조차 어떻게 할 수 없는 우울증이라는 병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투영한 매개체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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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상당히 회의론자이고 그의 작품 세계에서 삶에 대한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많이 시사되는 것을 볼 때 그가 영화 속 멜랑콜리아 행성에 사용한 색감이나 크기는 그가 생각하는 죽음의 그것과 같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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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는 의문의 행성 멜랑콜리아가 지구와 충돌하여 멸망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지만 그의 남펴은 충돌 사건은 없을 것이라고 안심을 시킵니다. 천체 망원경으로 계속 하늘을 주시하면서 일생에 다시는 볼 수 없는 광경이라며 들떠 있는 남편과는 달리 클레어는 불안하기만 합니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이 장면은 벗어날 수 없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너무나도 잘 보여주는 듯합니다. 벗어나려 애를 써도 밑으로만 가라앉는 발걸음과 점점 그 흔적이 사라져 가는 발자욱등이 죽음에 대한 감독의 말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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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만든 행성의 크기를 측정하여 지구와 얼마나 가까운가를 쉽게 알 수 있는 재밌는 도구. 이 간단한 도구로 클레어는 죽음이라는 거대한 존재를 받아들이는데 그 방법이 재밌습니다. 바로 측정하는 방법이 자기 가슴 위에 막대기의 끝을 대고 원 안에 멜랑콜리아 행성을 대어보는 겁니다. 수많은 방법들이 있었을텐데 이 간단한 도구의 사용법이 가슴에 대고 측정을 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죽음에 대한 공포 역시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고 아무리 시대가 발달하여 지구 밖에 있는 행성을 볼 수 있는 천체 망원경이 옆에 있다 하더라도 이렇게 ;기본적인 방법으로 밖에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을 은근히 드러내는게 아닌가 싶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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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멜랑콜리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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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작품을 보는 시선은 다양합니다. 그를 ;위대한 천재 ;감독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상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 만큼은 다른 전작에 비해 호평 일색인듯 합니다. 칸 영화제에서도 감독이 나치 발언만 하지 않았으면 더 큰 상을 받았을텐데 유쾌하지 않은 발언으로 인해 받아야 할 상을 못받았다고 할 정도니까요. (커스틴 던스트는 이 영화로 여우 주연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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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보는 내내 솔찍히 좀 힘들었습니다. 프롤로그의 그 강렬함이 끝난 뒤로는 마치 우울증에 극을 달리는 사람과 마주 앉아 두시간 동안 이야기만 들어주고 나온 느낌이여서 영화를 보고 나왔을때 진이 빠지더군요. 급박하고 안절부절하는 극중의 인물들과는 상반된 저스틴의 모습도, 마지막 결국 지구와 충돌하여 모든 것이 끝나는 장면 역시도 강렬하고 긴장감 있게 다가왔다기 보다 '응? 이게 끝이야?' ;하는 반응이 먼저 나오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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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많은 의문점들 중 어느 것 하나도 개운하게 풀리지 않아 궁금하면서도 결론은 결국 이런 비관론으로 끝나버리는 감독의 사상에 기운이 빠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하지만 영화 초반의 슬로우모션 장면들과 서곡의 환상적이고 경이로운 합작품만으로도 이 영화는 다시 한번 ;봐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

다만, 멘붕(멘탈 붕괴) 에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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