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 107분 | 2012.08.23 개봉 | 데이비드 M.로젠탈(감독) | 아비게일 브레스린(제이니 존스), 알레산드로 니볼라(에단 브랜드), 엘리자베스 슈(메리 앤 존스)
함께 있기에 행복한 이름
제이니 존스
영화에서 사운드 효과가 차지하는 비중을 비율로 따진다면 어느 정도 될까요? 예전에 이런 호기심에서 출발하여 우리가 알고 영화 속 낭만적인 장면이나 공포 영화 속 극도의 긴장감이 넘치는 장면에서 사운드 효과를 뺐을 때 어떻게 달라지는가에 대한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그 낭만적이거나 혹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공포스러운 장면에서 음악이나 사운드 효과가 빠지자 낭만적이던 장면은 민망한 장면이 되고, 공포스럽던 장면은 약간은 허무하고 우스운 장면이 되더군요. 그 때 정말 사운드가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실로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OST 나 음악적 효과는 비단 이런 영화에서 뿐만 아니라 CF, 드라마, 게임등 거의 전 영역에 걸쳐 상당한 효과를 더하거나 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음악이 주가 되는 영화는 어떨까요?
곧 개봉을 앞둔 영화 『제이니 존스』를 소개합니다.
음악을 이야기하는 영화
음악이 영화 속 한 요소가 아니라 메인 테마로 등장하는 영화는 과거에 보더라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사운드 오브 뮤직'이나 '씨스터 액트' 는 그야 말로 엄청난 인기를 끌며 영화 뿐 아니라 뮤지컬등으로 영역을 넓혀가며 아직까지도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가까이는 '원스' 나 '어거스트 러쉬' 같은 영화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미녀는 괴로워' 나 '브라보 마이 라이프' 같은 영화들이 있었죠.
음악을 다룬 영화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배우들은 노래나 악기를 다루는 장면이 꼭 나오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 영화의 주연을 맡는 배우들은 연기 뿐 아니라 노래나 악기를 다룰 수 있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게 되죠. 그 노력의 결과는 영화에 그대로 반영이 되고 그것은 영화의 질과도 깊게 연관이 됩니다. 음악이라는 것이 몇번 해본다고 단시간에 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엄청난 노력을 필요로 하는데도 불구하고 음악 영화가 매력적인 이유는 음악을 주로 하는 영화의 경우 영화가 성공을 하면 거기서 그치지 않고 OST 는 물론 영화 속에서 노래를 한 주인공들은 함께 주목을 받으며 큰 인기를 얻게 되고, 또 뮤지컬이나 다른 소재로 그 영역을 넓혀가며 길게 사랑을 받기 때문입니다.
제이니 존스 역시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 전작들과 비슷한 스토리 흐름을 벗어날 순 없겠지만 또 다른 무언가를 보여줘야만 하는 후발 주자이기에 어떤 소스들을 가지고 만들어갈지 궁금했습니다. 음악 영화라고 계속 공연만 해도 안되고, 연기는 좋은데 음악적으로 떨어져서도 안되는 상당히 어려운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갔을지 궁금하죠? ^^
이번에는 아빠와 딸로 가자!
Synopsis
영화 속 주인공인 '제이니 존스' 는 정말 불행한 아이입니다. 마약에 빠져 사는 엄마와 13살이 되도록 아빠라는 존재를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던 아이. 어느날 엄마와 난생 처음으로 아빠라는 존재를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납니다. 찾아간 곳은 다름 아닌 콘서트가 열리는 작은 라이브 카페. 제이니의 아빠는 현재 투어를 돌고 있는 락 밴드의 리드 보컬인 '에단' 이였습니다.
공연 전 밴드들은 술과 마리화나에 취해있고 뭔가 나사가 풀린 사람들처럼 보입니다. 에단을 만나겠다며 찾아갔지만 전혀 기억을 못하는 에단. 딸이 있다는 소리에 돈을 뜯어내려 온 팬으로 치부해 버리는 에단을 보며 메리 앤 존스는 딸 제이니만을 남겨둔체 사라져 버립니다. 어색한 만남을 시작으로 제이니와 에단의 음악 여행이 시작됩니다..
음악 영화인데 기억에 남는 곡이 없다??
간단한 줄거리 소개에서 본 것 처럼 영화 『제이니 존스』 는 주인공의 이름이고, 인생 막장을 사는 것 같은 아빠와 성숙하고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런 스토리의 영화들은 전에도 많이 봐왔기 때문에 스토리의 신선함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기대할 것은 음악과 배우들의 연기!!
솔찍히 제이니 존스에서 기억에 남는 음악은 없습니다. [씨스터 액트] 하면 'Oh, Happy Day' 가 떠오르고 [코요테 어글리] 하면 'Can't fight the moonlight' 이, [미녀는 괴로워] 하면 '마리아' 가 생각나는 것 처럼 음악을 주제로 한 영화에는 반드시 타이틀이 될만한 음악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이니 존스] 에는 타이틀이 되는 음악이 없습니다. 제이니가 힘들 때나 혼자 남겨졌을 때 부르는 노래는 나오지만 그 곡들이 전반에 걸쳐 흘르지 않고 그 곡들로 인해 제이니가 주목을 받는 일도 없습니다.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아이로 나오지만 정작 영화 속에서 제이니의 재능을 보여주는 부분은 끝까지 나오지 않습니다. 마지막 아빠와의 공연 장면에서도 제이니는 코러스만 잠깐 넣을 뿐이지 기타 연주나 다른 음악적 재능을 보여주진 않습니다.
음악 영화인데 타이틀이 될 만한 곡이 없다는 것이 좀 이상하죠? 또한 주인공인 제이니 존스가 음악적 재능이 있다고 계속 말을 하지만 정작 영화 속에서 그 반짝이는 재능을 찾아보기란 숨은 그림 찾기 처럼 힘듭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놓고 고민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준비가 덜 되었거나 라이브로 보여줄 수 없는 상황이였거나 뭐 등등의 이유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형편 없는 영화라고는 못하겠습니다.
묘한 매력이 풍기는 아비게일 브레스린(제이니 존스)
영화를 보면 잔잔하게 번지는 미소가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건 좋은 음악을 들어서도 아니고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서도 아닙니다. 물론 그런 것들이 어느정도 밑에 깔려 있어야 하지만 주된 이유는 그것보다는 영화의 전체 분위기가 상당히 따뜻하다는 겁니다. 마약에 쩔어있고, 매일 술에 취해있고 욕이 난무하는 상황들이 반복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이니의 존재감 하나로 따뜻한 분위기가 번져나갑니다.
제이니를 보면 어떤 배우가 딱 생각이 나는데 바로 스파이더맨의 여주인공인 [커스틴 던스트] 입니다. 정말 닮았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더군요. 거기에 묘한 분위기까지 더해져 이 영화가 음악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음악적인 요소가 많이 부각이 안됨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적인 요소만으로도 즐겁게 보고 나올 수 있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는 시종일관 톡톡 튀는 감초 역할을 하는 조연 배우도 없습니다.(에단의 밴드 친구들이 그런 역할을 하지만 중간에 사라짐.) 오로지 에단과 제이니의 힘만으로 끝까지 영화가 완성되어 나가는데 지루하지 않습니다. 제가 특별히 이런 드라마를 좋아해서인지는 몰라도 처음 부터 끝까지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 주목을 받았던 [원스] 를 봤을 때도 이런 비슷한 느낌이였는데 아쉬운 점은 원스에도 있었던 히트곡 하나가 이 영화에는 빠져 있다는 점입니다.
'함께 있어 행복한 이름 제이니 존스' 라는 타이틀이 영화를 보고 나니 백번 이해가 가더군요. ^^
이벤트 선물로 받은 DVD
시사회를 마치고 나와 제이니 존스의 감상평을 남기고 받은 [원스] 와 [어거스트 러쉬] DVD 입니다. 어거스트 러쉬는 못봤고 원스는 잘 기억이 안나는데 와이프와 함께 같이 봐야겠네요. ^^ 좋은 영화도 보고 이렇게 덤으로 DVD 까지 받다니~ 횡재한 기분이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