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수치심이 만들어가는 산업 생태계
혐오를 즐기는가?
그 대상이 내가 될 수도 있다!
『셰임 머신』
『셰임 머신』은 소셜미디어에서 '수치심'이 새로운 형태의 '권력'이자 ‘돈’을 창출하는 수단이라는 것을 다양한 예시들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시대에 미디어를 올바르게 판단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사회적 현상들을 분석했다.
수치심 영역은 대부분이 가해자이자 피해자이다.
저자는 수치심을 인간사에서 억압과 이윤, 통제의 도구로 쓰인다는 것을 파악하고, 수치심의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치심을 이용해 업체들이 감정을 달래줄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접근하고, 정부는 수치심을 활용해 사회적 통제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사회적 현상들을 분석, 비판했다.
『셰임 머신』은 '수치심'을 통해 개인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관심 있게 분석한 책이다.
'수치심'은 많은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경험하게 되는 감정 중 하나이다.
저자는 수치심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다양한 상황에서 만나게 되는 감정 중 하나로 개인의 삶을 변화 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개념으로 사용한다. '수치심'은 단순하게 생각할 때 부정적 개념으로만 활용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는 수치심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며 깨달음과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계기도 된다고 말한다. 수치심을 통해 타인에게 깨달음을 주는 계기가 되고, 수치심을 벗어나 인정받고 싶은 인간의 마음을 자극하는 원동력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저자는『셰임 머신』을 통해 사람들이 느끼는 수치심을 활용해 개인, 기업, 정치, 등 다방면에서 이익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했다.
저자는 비만인 자신의 모습과 끊임없이 다이어트를 했지만 실패한 경험, 뚱뚱하다는 것에서 겪게 된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수치심을 느끼게 된 이야기, 다이어트에 실패하면서 겪게 되는 자기 비하, 사회적 편견과 모습들이 가져다주는 수치심들을 직접적 예시를 통해 설명한다.
누구나 겪어봄직한 일들에 크게 수긍하게 될 것이다.
넘쳐나는 광고와, 다이어트의 성공 사례, 근육질 몸매가 건강한 사람인 것인 양 과잉 홍보와 근육질 몸을 가지지 못하면 큰일이 날 것 같은 방송, 이것만 먹으면 살이 빠질 것 같은 다이어트 식품들, 지독한 다이어터들의 성공 사례들을 실패 사례와 비교해 자기 비하 등 사회가 수침심을 활용해 여론을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대해 말한다.
수치심을 활용한 기업의 자극적 마케팅이 기업의 이윤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홈쇼핑의 다이어트 식품 '전 회차 매진!'이라는 문구가 소비자의 심리를 잘 반영한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통계를 필요조건에 맞게 활용하는 악용 사례, 과학적 근거를 통한 분석은 흥미로웠다. 여론의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막연하게 알고 있던 것들을 구체적으로 확인받는 시간이었다. '맞아! 이런 논리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었구나!'라고 깨닫는 시간이 될 것이다.
『셰임 머신』을 통해 사회적 이슈들을 좀 더 객관적이고 분석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기르게 될 것이다.
두 번째 주제로 약물 중독에 관해 설명할 때는 단순히 개인적인 측면에서의 중독만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제도 측면에서 잘못된 점들에 대해 논한다. 왜 그들이 중독으로 빠질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원론적 접근을 한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각종 진통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환경과 중독을 벗어나기 위해 도움을 받고 싶지만 받을 수없는 환경적 여건에 대해 말한다. 특히 '중독'이라는 이름하게 겪게 되는 가족과 사회의 싸늘한 시선은 자신의 수치심을 극에 달하게 하고 중독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바로 낙인찍기와 책임회피가 오히려 악순환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빈곤층은 게으르다.'라는 서사로 '게을러서 가난하다'라는 판단을 구체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저자가 살고 있는 미국을 예시로 설명을 했지만 비단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빈곤층의 하위집단은 '도움받을 자격이 있는 빈곤층'으로, 일하려고 했으나 운이 없다고 증명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도움을 받아도 되는 집단으로 여겨지지만 진정 빈곤층들은 자신을 증명하지 못해 복지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게 된다. 그들의 가난이 단순히 게으름 때문일까? 아니다. '돈이 돈을 부른다' 경제적 불평등은 재생산된다는 관점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해석해도 좋을 것이다. 그들을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가난의 수치심을 없애려면 사회는 빈곤층을 아무 조건 없이 도와주어야 한다. 빈곤층에게 생필품을 준다는 이유로 공무원들 앞에서 굽실거리게 하거나 각종 요건을 먼저 갖추라고 요구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지나친 다이어트 홍보, 다이어트 프로그램, 위험한 약 광고, 중독, 가난 등은 개인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이것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측면에서 개인의 '수치심'을 자극해 그것들을 활용하도록 자극을 했다. 『셰임 머신』은 일상에 깊숙하게 스며든 수치심을 파악하고 비판할 수 있어야만 거대 힘에 저항할 힘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SNS 사진 한 장의 파급력
무수히 많은 SNS에 노출된 우리의 일상들 속에서 타인을 비방하고 타인의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가 지속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그것이 의도를 가지든 무의식적 활동이든 개인에 대한 공격으로 나타나게 된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누르게 되는 '좋아요'가 재생산의 수단이 되는 것이다. (사이버 불링)
사람들은 어떤 사건 사고들에 대해 무작위적 악플을 단다. 개인의 정의로움이라는 이름하게 무작위적 악플들이 달리기도 한다. 이런 악플들은 당사자에게 비수가 되어 꽂힌다. 지금은 타인이지만 그 칼의 끝에 선 사람이 내가 될 수도 있다.
이모티콘에 현혹되어 빠져들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SNS 빠져 허우적거릴수록 기업은 더 많은 이익 창출을 위해 우리를 더욱 헤어나게 못하게 할 것이다. 타인의 비방으로 이익을 얻어 가는 언론과 기업들. 기업은 도덕적 우월감을 조성해 공개적 수치심으로 이용하고, 정부는 시민들의 행동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 우리는 기업과 정부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셰임 머신』을 읽으면서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누르는 좋아요, 댓글, 공유가 사회적 부의 척도가 된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된다. 인스타그램, 블로그, 카카오 뷰 등 다양한 소셜들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바로 그 점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공개적 수치심이 특정 사람들의 사회적 부와 지위, 권력을 높여주는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다.
『셰임 머신』은 우리에게 발생하는 사건들을 단편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사회적 구조와 틀에서 바라볼 것을 요한다. 우리가 타인을 비방하고 수치심을 느끼게 할수록 기업과 정부는 더욱 세력을 공고히 할 것이다. 분석과 비판이라는 측면에서 사회를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될 것이다.
『셰임 머신』은 우리 주변에 발생하는 사회적 현상들을 깊이 있게 바라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또한, SNS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분석하는 만큼 글의 방향성도 달라지기를 바라면서.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내 타임라인은 세상의 전부가 아니다. 온라인 소모임에 파묻혀 시야가 좁아지면 대화가 편협해지고, 오해가 생기며 남들을 경멸하게 된다. 또한, SNS에서는 개인정보가 박제된다. 이곳이 전부인 냥 올인하면 안 된다.
우리는 소셜 미디어라는 시험대가 낳은 과시욕에서 벗어나야 한다. 나를 알리기 위해 올려둔 사진 한 장이 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겪게 되는 수치심은 네트워크를 통해 끊임없이 타인을 끌어들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