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정말로 좋아하는 여성 작가가 다섯 명이 있는데, 단언컨대 나는 그녀들의 ‘전작주의자’이다. 에쿠니 가오리, 아멜리 노통브, 박완서, 신경숙 그리고 공지영.
말랑거리면서 담백해서 마치 문장에 풀을 먹인 것 같은 에쿠니 가오리, 쉴 새 없이 쏟아내는 말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나를 황홀하게 만드는 아멜리 노통브. 포용하고 안아주고 도닥여주는 박완서, 나도 모르는 가슴 깊은 곳의 감정을 끌어 올리게 만드는 머리카락처럼 부드럽지만 가늘고 세밀한 신경숙. 그리고 내 머리와 가슴을 무겁게 만들었다가도,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