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루어지지 않아야 더 빛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적에는 ‘꿈’을 꼭 이루고 말겠노라며 거창한 다짐도 하고 과감한 노력도 했었지만, 성인이 된 이후 어느 순간부터 꿈이 이루어지지 않길 바란다.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의 허망함을 맛보았기 때문이다.
그토록 바라던 일을 이루었을 때, 그래서 아드레날린 수치가 최고조로 다다른 그 때.
환희와 기쁨의 순간은 시간이 지나도 잊히진 않을 만큼 황홀하지만, 그 이후에 찾아오는 허무함은 그 어떤 숙취보다도 강하다.
실제로 내가 처음 오랜 시간동안 바랐던 일을 이루었을 때, 그 다음 일을 준비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을 필요로 했다. 거의 네다섯 달을 흘려보내고 나서야 겨우 마음을 잡고 새로운 준비를 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꿈을 이루었을 때에는 처음보다는 차분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처음처럼 흥분하지도 않았고, 기뻐 춤을 추지도 않았다. ‘꺄악!’ 단발의 비명을 지르고 마음을 가다듬었을 뿐이다. 그러나 그 이후 열 달이 지났는데도 마음이 잘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꿈은 이루어지지 않아야 더 빛나는 것이라고.
그것을 잡기 위한 노력하는 과정에서 얻는 땀과 고통이 행복의 다른 이름이라고.
「이런 내가, 참 좋다」는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1세부터 100세까지 알려지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의 꿈 이야기를 모아둔 책으로 2011년에 발간되었다. 어린 아이들이 등장하는 앞부분에서는 풋풋함과 희망이 느껴져 미소가 저로 지어졌지만 나와 동갑인 분을 기점으로 뒤쪽으로 갈수록 책의 내용이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현재 상황과 그들의 과거를 들여다보는 한없이 어려운 일이었다. 한 사람의 과거, 현재, 미래를 생각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세상 어딘가에서 여전히 자신의 삶을 만들고 가꾸어 갈 그들은 지금쯤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
어느 순간 눈물을 훌쩍이게 되었다. 사람의 인생이란 이런 건가, 하는 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