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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

[도서]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

무라카미 하루키 저/김진욱 역/안자이 미즈마루 저/무라카미 요코 사진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3점

하루키의 에세이에는 자유와 평화가 공존한다. 행간에서 느껴지는 여유로움도 좋다.

여행 잡지에 실린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기는 사진을 보며 잠시나마 눈 호강을 하는 듯, 연예인들이 유명 관광지로 여행을 가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대리 만족을 느끼는 것처럼.

그의 에세이를 읽으면 복잡했던 머릿속이 환기가 되어 상쾌해짐을 느낀다.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하루키가 마흔 다섯 무렵, 1994년 봄부터 1995년 가을에 걸쳐 다달이 잡지에 연재했던 글을 모은 것이다. 이 책에 실린 글을 연재하는 동안 하루키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케임브리지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장편 소설을 쓰는데 진지하게 몰두하고 있던 참이어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즐기며 쓰고 싶다는 기분으로 에세이를 썼다고 한다. 여기에는 부인인 무라카미 요코의 아마추어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사진과 지금은 고인이 된 안자이 미즈마루의 그림이 더해져 더욱 더 여유로운 느낌을 준다.

 

하루키의 부인이 찍은 사진도 재미있다. 일반인이 찍은 것 같은 평범한 사진이지만 나름의 위트를 엿볼 수 있다. 대낮의 다람쥐 교미 사진이라든지 버몬트 주의 집오리 사진이라든지(이건 우리 큰 딸이 찍는 사진 구도랑 비슷하다) 하루키와 숙박집 개가 함께 찍은 사진이라든지. (이 사진 속의 하루키는 안자이 미즈마루가 즐겨 그리는 하루키 얼굴과 굉장히 흡사하다. 판박이 수준이다. 안자이 미즈마루는 하루키를 있는 그대로 그렸을 뿐이구나.)

 

식욕을 잃었을 때에는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물 만 밥에 짠지 한 조각이 오히려 입맛을 돋우는 것처럼 마음이 생기를 잃고 어수선할 때에는 단순하고 평화로운 글들이 조금씩 마음에 윤기를 돌게 한다. 하루키의 에세이들이 대체로 그렇다. 그 어떤 글에서도 느낄 수 없는 여운을 갖게 만든다. 생활의 여운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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