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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않는 습관

[도서] 사지 않는 습관

가네코 유키코 저/정지영 역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3점

야근을 밥 먹듯 하다보면 생기는 부작용들. 과로와 스트레스로 야기되는 건강상의 문제가 있겠고, 나처럼 아이가 둘이면서 살림까지 해야 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집안이고 아이들이고 간에 개판인 상태가 되는 문제도 있겠지만, 가장 무시무시한 부작용은 쇼핑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쇼핑의 태도는 상황에 따라 몇 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 돈 쓸 시간이 부족해서, 그러니까 찬찬히 물건을 고르고 생각할 시간이 부족하여 일단 마음에 들면 사고 보는 경거망동 쇼핑이 그 첫 번째이고, 받은 스트레스의 양만큼 고가의 물건을 지르는쇼핑이 그 두 번째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물건이지만 예쁘고 귀엽고 세련되어서 그냥사고 마는 쇼핑이 세 번째, 마지막으로 싸니까 일단 사고 보는 막가파식 쇼핑이 있다.

 

나는 여기 네 가지의 쇼핑법을 골고루 활용(?)하는, (자백하자면) 물욕주의자인데 이렇게 물건을 사들이다보니 집 안이 늘 어수선하다. 어수선하고 지저분하니 그것을 정리하기 위해 또 쇼핑을 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그러다보면 또 어수선해지니 쇼핑으로 인한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

 

가네코 유키코의 사지 않는 습관은 이런 나의 두 발을 저리게 만든 책이다.

 

건전하게 돈을 쓴다는 것은 욕망을 조절한다는 뜻이다. 17세기 일본의 소설가 이하라 사이카쿠는 인간은 욕망에서 손과 발을 떼지 못하는 존재다라고 했다. 욕망이 없는 인간은 없다. 욕망을 이루기 위해 끝없는 노력으로 위업을 달성하는 사람도 있고, 인생을 그르치는 사람도 있다. 욕망을 조절하는 것은 인생을 자유자재로 조절한다는 뜻이며, 그것은 인간으로서 한 단계 진화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본문 중에서)

 

가네코 유키코는 사지 않는 것은 어떤 기술도 필요하지 않고, 절약보다도 더 돈이 안 새어 나가며, 복잡한 고민거리가 사라진다며 사지 않는 습관의 장점을 설명한다.

오히려 물건을 사들임으로써 생활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새로운 물건을 사서 공허한 마음을 채우려 하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싫어하게 된다고 말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거의 대부분은 말은 진짜다.(그간의 나의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짜증나는 마음을 풀고 싶어 쇼핑을 하지만 습관적으로 반복하다보면 새 물건이 주는 짜릿함과 신선함의 주기가 점점 짧아진다. 그러다보니 더 좋은 것, 더 비싼 것, 더 유니크한 것을 찾게 된다.

가진 물건이 많아도 또 무슨 심보에서인지 쓰는 것만 써서 쌓여만 가는 물건들, 이를테면 가방·립스틱·옷을 보면 다시 스트레스가 쌓이고 그러다보면 기분 전환하러 밖으로 나가고 또 쇼핑하고 마는... 가네코 유키코가 본다면 경을 칠 일을 반복하고 있다.

며칠 전에 가방 하나를 더 산 주제에 이런 말을 꺼내놓는 것이 부끄럽지만, 나의 소비패턴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 대한 인사이트가 있다는 점에서, 나는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며... 성급한 결론을 (얼굴 빨개지며) 내리고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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