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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도서]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박준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유독 마음이 차분해지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은 대게 날이 흐리다, 슬슬 바람이 분다,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마음이 차분해 지는 날에는 꼭 그런 책을 고른다. 박준의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과도 같은, 마음이 차분해 지는 책.

 

단어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글을 읽었음에도 금세 잊게 되는 글이 있다. 이를테면 또 다시 박준의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과도 같은. 잊게 되는 것은 잊히는 것과는 다르다.

마음에 꼭 들어 몇 번이고 되뇌며 읽지만 막상 책장을 덮고 나서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공중으로 흩어진 막 뿌린 향수가 눈에 보이진 않지만 온몸 구석구석에 스민 것처럼, 기억이 나진 않아도 문장을 읽던 순간의 감정들은 내 감성에 스민다. 몇 번이고 곱씹는 단어의 맛이 좋아서 책장을 덮었다 열었다 반복했다. 여러 번 읽는다고 달라지는 일은 없겠지만.

 

젊은 시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젊은 시인의 어린 시절을, 어린 애인을 생각해봤다. 어떻게 살아야 이만큼 예쁘고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가늠해봤다. 읽을 때마다 색이 다른 형광펜을 써서 밑줄을 그었더니 무지갯빛 책이 되었다. 적어도 그만큼은 내 마음에 새겨졌을 거라 생각하니 조금 안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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